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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의 심쿵심쿵] 우리 개가 사람을 물었어요

"선생님, 산수가 사람을 물었어요. "

 

산수는 3살 된 말티즈로 늘 순하고 착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사람을 물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졸지에 사건의 가해자가 된 산수와 산수에게 물린 피해자는 산수의 접종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내원했다. 피해자는 본인이 광견병에 걸리지 않을지 불안해 했다. (편집자주 광견병이 주로 발생하는 때는 봄가을이며 그래서 지방자치단체들은 1년에 두 번 이 시기를 택해 예방접종을 한다)

 

 

광견병은 대표적인 인수공통전염병(zoonoses) 즉, 사람과 동물간 전파가 가능한 전염성 질환에 해당한다. 광견병이라는 이름 때문에 광견병의 원인체가 개에게 국한되어 있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 광견병은 대부분의 온혈동물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고양이, 너구리, 원숭이, 여우, 족제비, 심지어 박쥐로부터도 감염될 수 있다.

광견병 바이러스(rabies virus)는 타액을 통해 주로 분비되기 때문에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에게 물림으로써 감염될 수 있다.

 

광견병 바이러스는 감염 후 비교적 천천히 체내에서 이동하는데 신경을 타고 퍼지는 특성이 있어서 뇌에 가까운 쪽에 물렸을 때 증상이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개의 경우 3∼8주 사람은 3∼6주의 잠복기를 거치게 되며 발열, 마비, 발작 등의 신경증상을 보이다 사망에 이르게 된다.

광견병은 이름처럼 무섭고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반려동물들에 의해 광견병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우선 반려동물이 광견병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적고 다른 전염성 질환에 비해 광견병 백신 접종율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야생동물에 의한 감염이 더욱 문제가 되는데 최근에는 서식지 파괴에 의해 도심으로 이동한 야생 너구리에 의한 감염이 더욱 문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경기도 남부 지역에서 5건의 광견병이 발생했는데 과거에 주로 광견병 발생지가 강원도였던 것과 비교해본다면 도시에서의 발병율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병원이 있는 분당 지역에도 탄천주변에 야생 너구리 가족이 서식하고 있는데 저녁 산책 나온 반려견과 사람들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산수에게 물린 피해자는 접종 기록을 보고 광견병에 대한 불안은 해소됐지만 여전히 개에게 물린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동물에 물렸을 경우 광견병 같은 전염성질환 외에 고려해야 할 것은 세균감염에 대한 염증이다. 우선 흐르는 물로 물린 부위를 씻어내고 가까운 병원에 가서 치료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개에게 물린 경우 동물병원에 와서 괜찮은 것인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마다 참 답답하다. 수의사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가해견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해 주고 많이 물려본 경험자로서 위로해 주는 것 정도이다. 치료대상이 동물이면 수의사에게 사람이면 의사에게 진료 받는 것이 진리이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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