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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원에서 입원실을 없앤 이유'

KAHA엑스포 보호자 세미나⑦

노령동물 건강관리..평소 식습관 되돌아봐야

과한 사랑이 오히려 화불러..보호자 스스로 간호사 돼야

 

"병원 규모를 키워서 중환자를 입원실에서 치료해보니 오히려 보호자가 간호사가 돼서 스스로 관리할 때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오원석 수의학박사가 이끄는 대구 황금동물의료원은 우리나라에서 노령 환자 진료와 치료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그간 오 박사는 3500명 가량의 수의사를 가르쳤고, 2차 동물병원들로부터도 치료 의뢰를 받고 있다.

 

황금동물의료원에는 특이하게도 눈에 띄는 입원실이 없다. 대형화가 추세적인 국내 수의업계 흐름에서 거꾸로 가는 느낌마저 준다.

 

지난 1997년 개원시부터 노령 질환에 주목해온 오원석 박사가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 보자. 이 내용은 지난 23일 반려동물건강의료박람회 'KAHA EXPO'에서 '동물보호자를 위한 반려동물건강리셋프로젝트' 강의를 재구성했다. 

 

ⓒ노트펫 반려동물건강리셋프로젝트 특강에 나선 오원석 박사가 일반 보호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랑할수록 더 아픈 반려동물들

 

병원을 18년간 운영해 보니 개와 고양이를 사랑하는 보호자들의 개와 고양이가 더 아팠다. 즉, 병원비를 더 많이 썼다.

 

그런데 개와 고양이에 관심 없는 분들은 병원에 자주 가지 않으며 또 이들이 키우는 개와 고양이도 건강이 좋은 편이다.

 

보호자들은 자신이 키우는 개와 고양이를 최고로 사랑한다고 한다. 그런데 사랑하면 할수록 더 망가져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마주하게 된다.

 

애인은 현금을 좋아하고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꽃을 줘봐야 싫어한다. 개고양이도 마찬가지다. 개고양이가 좋아하는 것을 줘야 하는데 보호자가 자기 중심적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사랑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방법을 바꿔야 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필요하다.

 

◇입원실을 없앤 이유

 

1997년 대구에서 병원에서 개원했다. 그때 당시 100평 규모로 전국에서 가장 큰 병원이었다.

 

2005년에는 메디컬급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로 키웠다. 24시간 체제로 운영했고, 중환자도 받았으며 환자도 항상 20∼40마리에 병실은 늘 꽉꽉 들어찼다.

 

10년이 지난 황금동물의료원은 27평 규모의 한옥 건물에 불과하다. 지금의 병원에는 입원이 거의 없다. 입원 환자수가 10마리가 채 안된다.

 

큰 병원을 하면서 중환자를 입원실에 넣어보니, 보호자가 간호사가 돼서 스스로 관리하지 않고 병원이 떠맡아서 할 때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전에 입원시켜서 결과가 좋지 않아 차라리 집에서 치료하고 싶다는 보호자 분들이 많기도 하다. 

 

중환자는 어떻게 하느냐고? 각자의 보호자 집에 치료기기를 설치해 주고 있다. 집에 설치된 고압산소치료기로 치료 받고 있는 반려동물이 180마리 이상, 집중치료기(ICU) 역시 80마리 정도 된다.

 

한편으로 보호자의 간호 수준을 병원 간호사 수준을 넘도록 교육하고 있다. 보호자 수준이 높으면 노령동물일 경우 굳이 병원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

 

◇보호자, 당장 간호사가 되라

 

가장 보지 않는 진료는 보호자는 돈은 많은데 개한테 관심이 없는 경우다. 그냥 병원에 입원시킨 뒤 "한 달뒤에 올께요" 이러는 보호자다. 이런 경우는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살릴 의지가 없다고 본다.

 

보호자가 살릴 의지가 있으면 도와주지만 의지가 없다면 도와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보호자라면 내 개의 간호를 철저히 해서, 내가 받고 있는 진료행위가 합당한 것인지 모니터링할 줄 알아야 한다.

 

대학병원에서 치료하다 안된 개의 보호자분들을 보면 너무 착한 경우가 많다. 보호자에게 물어보면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고, 병원에서 하라고 했는데도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병원에 갔다면 초기문진 자료를 받는지 반드시 확인하자. 담당 의사가 관심이 없다면 개를 대충 보게 된다. 많이 아픈데도 문진자료도 받지 않고 건성건성으로 대하는 수의사를 만났다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없다. 

 

혈액검사에서 깨끗한 동물들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깨끗하다고 말하는 수의사가 많다. 수의사가 '깨끗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주인이 그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보호자는 그러면 집에 가서 고기 줘야지 이런 생각을 한다. 이게 현실이다.

 

보호자 자신이 당장 간호사가 돼서 실천해야 한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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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댓글 1건

  •   2015/09/17 15:58:35
    완전 격하게 공감해요!!! 그런데 현실은 자가진단을 우려해서 보호자교육을 진행하길 꺼려하거나 내용이 너무 두리뭉실한 경우가 많아 실망스럽죠. 그야말로 신부전을 앓고 있는 아이들 볼보기 또는 6세이상 묘들 에게 많이 나타나는 병들 이상증세 A에서 Z 체크할것들 비만고양이 관리, 등등 이런걸 해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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