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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간 캉스독스] 잉어가 생태교란종이라니..

[노트펫] 지금은 그런 일이 별로 없지만 필자가 어린 시절 아이를 낳은 산모를 위해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들이 잉어를 고아서 먹였다.

 

단백질 보충이 어려웠을 시절 잉어는 한국인들에게는 최고의 보양식 재료 중 하나였다.

 

그런데 미국에 오니 잉어의 신세는 전혀 달랐다.

 

덩치가 큰 '아시아 잉어'(Asian carp)는 귀한 존재이기는 커녕 멸종시켜야 할 생태교란종으로 대접받고 있었다.

 

구글링을 해보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하는 의문점은 모두 해소된다.

 

미시시피강의 아시아잉어들. 1990년대 아시아 잉어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약 30년 전 아시아잉어들은 미국 남부 여러 주 특히 미시시피강 인근으로 집중 초청되었다.

 

아시아잉어들의 임무는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한국인이라면 잉어가 빨리 자라서 맛있는 고기가 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잉어들에게 메기 양어장과 하수 처리장에서 자라는 잡초와 남조류를 제거하는 역할을 맡겼다. 

 

아시아잉어는 물론 그 역할에는 충실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 발생했다.

 

아시아잉어들은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면서 하천과 호수의 생태계를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

 

양쯔강 인근이 고향인 아시아잉어들은 성체가 되면 1미터가 넘고, 한 번에 수십만 개의 알을 산란하는 정력가들이다.

 

미국 하천에서 잡식성 대형 어종인 아시아잉어들을 제어할 실력자는 없었다.

 

그래서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 미국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아시아에서 온 거대한 잉어들이 미국 토종 물고기들의 씨를 말리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베스나 블루길에게 사용하던 말이 그대로 미국에서 사용된 것이다.

 

또한 엄청난 숫자로 늘어난 아시아잉어들은 미국의 작은 물고기나 알은 물론 수초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다. 그야말로 미국 남부의 하천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이다.

 

미국에게 낚시는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 하는 스포츠로 인식된다.

 

아시아잉어의 과잉 번식은 낚시를 좋아하는 많은 미국인들에게는 큰 타격이었다. 또한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어류인 연어의 번식에도 큰 위협이 됐다. 

 

다급해진 미국 정부는 범정부차원에서 아시아 잉어 소탕 작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한반도 면적보다도 큰 오대호에 아시아잉어가 유입되지 못하도록 철저한 격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일부 음식점에서는 다양한 잉어 요리를 개발해 판매도 했다. 하지만 잉어 고기는 미국인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고, 거부감도 있어서 사실 이런 대책은 별로 효과가 없다.

 

미국인들은 잉어를 낚더라도 잘 먹지 않고 버리는 경향이 많다. 낚시를 좋아하는 큰 아들의 미국인 친구도 그렇게 대답했다.

 

 

얼마 전 한국식 곰탕을 만들려고 대형 식품매장에 갔다.

 

소뼈를 모두 구입하고 나서 정육 코너 끝 편에 있는 잉어가 보였다. 신기한 마음에 그 팩을 살펴보니 양식이 아닌 자연산 잉어였고, 가격도 상당히 저렴했다.

 

2.76 파운드에 4.11 달러. 손질한 잉어 1.2kg에 4,720원 정도였다. 거의 공짜 수준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매장은 생태계 교란어종인 잉어를 먹어서 없애자는 캠페인을 몇 년 전 벌인 적이 있었다.

 

미국은 육류 가격은 저렴하지만 생선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고 종류도 무척 제한적이다. 그래서 생선을 좋아하는 필자는 늘 생선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비린내가 나면 버리지’ 하는 통 큰 마음을 가지고 잉어를 구입하여 요리를 해보았다. 태어나 처음 하는 잉어조림이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비린내는 거의 느낄 수 없었고, 육질도 꽤 쫄깃했다. 이번에는 조림을 해서 먹었지만 다음에는 믹서에 갈아서 어묵으로 만들어서 먹어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웃까지 불러 잉어조림을 먹고 난 후 든 생각은 ‘미국과 한국은 역시 다르다’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맛있는 생선을 먹지 않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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