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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간 캉스독스] 사람 사는 집을 엿보는 길고양이

[노트펫] 미국의 길고양이들은 한국의 길고양이보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 편이다.

 

한국의 길고양이들은 사람만 보면 으레 질겁하고 도망가기 바쁜데 비해 미국 길고양이들은 사람이 가까이 접근해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어떤 경우는 길고양이가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먼저 다가오기도 한다.

 

이러한 길고양이들의 행동양식의 차이는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와 관계가 깊은 것 같다.

 

한국에서는 길고양이들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 중 극히 일부는 길고양이에 대해 이유 없는 위협적인 행동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무리 주인이 없는 개나 고양이라고 해도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 한 한국에서처럼 돌멩이를 던지거나 몽둥이로 때리는 시늉이라도 하면 자칫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

 

동물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경찰에 고발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고양이를 보면 적대적인 행동을 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길고양이들에게 적대적이지 않으니 고양이 입장에서 굳이 사람들을 경계할 필요가 없다. 길고양이들과 사람들은 이렇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주말 TV를 보다가 누가 집안을 엿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은 총기 소유가 자유화 되어 있고, 수시로 총기 사고가 발생하므로 이런 느낌이 들면 온 몸에 전율이 돋는다.

 

하지만 중년의 남자를 무섭게 만든 존재는 사람이 아니었다. 작고 귀여운 생명체였다. 아직 다자라지 못한 길고양이 한 마리가 창문에 올라와서 집안을 구경하고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어서 웃음까지 터졌다.

 

창문을 통해 집안을 엿보다가 정확하게 걸린 길고양이. 2018년 2월 촬영

 

 

필자는 사람이 사는 집에는 주인을 찾는 손님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록 초대받지 못한 손님인 길고양이라도 절대 섭섭하게 보내지는 않는다. 길고양이가 집에 찾아오면 항상 손님에 대한 대접 차원에서 참치 캔 하나를 꺼내주었다. 그날도 그렇게 하려고 했지만, 고양이는 무슨 바쁜 일이 있었는지 다른 곳으로 가고 말았다.

 

고양이가 간 다음 잠시 생각을 했다. 야외에서 생활하는 길고양이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사는 집이 궁금할 것 같은 생각이 들것 같았다. 고양이의 눈에는 추운 겨울 사람이 사는 집은 따뜻하게 보일 것이고, 항상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는 곳일 것이다. 그런 곳이라면 배고픈 고양이는 당연히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들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집 마당으로 향하는 길고양이. 2018년 2월 촬영

 

 

고양이가 집을 구경한 그날은 주말 오전이었다. 모처럼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앉아 TV를 보고 있는 시간이었다. 사람 집을 엿보는 도둑 관객인 고양이에게는 볼 게 더 많았을 수 있다.

 

올해 미국 겨울은 연일 강추위가 계속 되고 있다. 봄의 전령이 남쪽 국경선을 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날 길고양이가 보고 싶어 했고, 그리워한 것은 사람의 집이 주는 온기와 따뜻한 음식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집고양이가 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애처롭게 사람 사는 집을 지켜본 게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미주리에서 캉스독스(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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