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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간 캉스독스] 고양이를 지켰던 진돗개

[노트펫] 작년 12월부터 내가 거주하고 있는 동네 이곳저곳에는 고양이를 찾는 전단이 붙어 있다.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지만 전단이 그대로인 것을 보니 아직 주인은 자신의 고양이를 찾지 못한 것 같다.

 

미국인들은 고양이를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 키운다. 고양이들은 배변을 실내의 정해진 공간에서 해결하기도 하지만, 집 앞마당에 나와서도 보기도 한다.

 

만약 미국에서 목줄을 한 고양이가 잔디밭에서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면 대부분은 그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로 보면 된다. 하지만 간혹 이렇게 볼일 보러 나온 고양이가 밖으로 영원히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

 

약 30여 년 전 서울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필자의 지인은 마당에서 진돗개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길고양이가 낳은 새끼 한 마리를 분양받게 되었다. 사정도 딱하고 키울 사람도 마땅하지 않아서 키우게 된 고양이는 그 집에서 잘 자라서 성묘(成猫)가 되었다.

 

지인이 키우던 고양이는 한국에서 자랐지만 마치 미국 고양이들처럼 대소변을 마당에서 해결하였다. 볼일을 마친 고양이는 마당에서 집을 지키던 진돗개와 곧잘 놀았다.

 

진돗개는 고양이만 나오면 꼬리를 흔들고 무척 좋아했다. 고양이가 자신의 밥그릇에 있는 밥을 먹어도 그냥 놔두고, 물을 마셔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한국에 있을 때 자주 다니던 카센터에서 키우던 진돗개. 필자가 단골손님이라는 것을 알아서인지 무척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런데 동네 길고양이들은 그 고양이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고양이가 마당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어떻게 알았는지 금방 나와서 고양이를 공격하였다. 그래서 몇 번 물리기도 했다.

 

필자가 놀러 간 그날에도 길고양이들이 그 고양이를 공격하였다. 바로 그 때 진돗개가 자기 친구를 공격하던 길고양이들을 마치 잡아먹을 듯이 공격하였다.

 

덩치 큰 진돗개의 갑작스러운 개입으로 길고양이들은 모두 도망치고 말았다. 이 장면을 보면서 개와 고양이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은 모두 엉터리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작년 여름 필자의 집 마당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던 길고양이. 사람을 보아도 별 경계심이 없었다. 먹을 것을 주어도 절대 사양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양이와 진돗개의 우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고양이가 3살이 되던 다음 해 그 고양이는 배변을 위해 잡시 마당으로 나갔다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필자의 지인은 동네 여러 곳에 전단을 붙여 놓았지만 끝내 고양이를 찾지 못했다.

 

미국의 동네 골목에서 본 고양이를 찾는 전단은 30여 년 전의 추억을 떠 올리게 해주었다. 지인이 키우던 고양이는 길고양이의 새끼로 태어나서 잠시 주인의 사랑을 받는 집고양이가 되었다가 다시 길고양이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 고양이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하였던 진돗개와의 깊은 우정을 쌓기도 했다. 나름 의미 있는 생애이지 않았을까. 

 

미주리에서 캉스독스(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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