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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강아지만 걸리는 암이 있다

[노트펫] 수의사들은 평소에도 많은 질문에 시달립니다.

 

저도 '우리 집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데 왜일까요'와 같은 일반적인 질문은 물론, 친구들이 지나가면서 마주치는 강아지나 고양이들의 품종을 물어보기도 하죠.

 

혹은 웃어른께서 어떻게 짐승 의사가 될 생각을 했느냐고 물어보셨던 경우도 있었죠.

 

  

기상천외한 질문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외부에서는 수의사라는 걸 굳이 드러내지 않는 선생님들도 계실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받았던 질문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아니 강아지도 암에 걸려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물에 관해 워낙 여러 가지 질문에 단련되다 보니 이 부분만큼은 이렇게 답변할 수 있었는데요.

 

네, 걸립니다. 심지어 강아지‘만’ 걸리는 암도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동물 가운데 강아지에게만 허락된 이 스페셜한(...) 종양의 이름은 가이식성 종양(Transmissible venereal tumor (TVT))입니다.

 

주로 암·수컷 강아지의 생식기에 발생하는데, 놀라운 것은 TVT의 종양세포가 손상된 다른 강아지의 점막이나 피부에 닿게 되면 그 강아지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가(가능하다, 可) 이식성(移植性) 종양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상상만 해도 끔찍한 조합인 전염병 + 암을 합쳐 놓은 질병계의 끝판왕인 셈입니다.

 

이 질병이 오직 개에서만 발생하고 개과 동물에게만 전염된다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수컷보다는 암컷에게 조금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생식기 부위에서 (특이한 냄새가 나는) 혈액성 삼출물이 나오거나 종양 부위가 돌출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인데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다른 개체로 전파 가능한 종양임에도 불구하고, 특이하게도 같은 개체 내에서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세기에 발견된 이후 아시아, 미주 대륙, 아프리카, 호주 등에서 보고되었을 만큼 널리 퍼져 있으며 세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드문 질병이 아닌데요.

 

다만 북/중유럽이나 북미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이들 지역에서 들개의 개체 수 관리와 교배 전 사전 건강검진이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주로 실내 환경에서 지내며 중성화가 이루어진 경우 TVT는 거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에서 설명 드렸듯 TVT는 일반적인 종양과 다른 특이한 성질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암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TVT의 지역적인 분포와 같이 넓은 관점의 연구는 물론 종양 세포의 유전자 수, DNA의 특성과 돌연변이와 같은 디테일한 연구까지도 폭넓게 이루어졌죠.

 

여러 가지 연구 결과 중에 다행스러운 것을 하나만 소개해 드리자면, TVT는 항암제를 통해 비교적 효과적으로 치료 가능한 종양 가운데 하나입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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