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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지의 묘생묘사] 어느 날 불쑥 찾아온 행복, 삼색이

[노트펫] 제주도 여행을 가면 유난히 동물을 많이 만나는 것 같다. 고양이를 간판이나 로고로 사용하고 있는 가게도 종종 있고,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곳도 많다.

 

얼마 전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가서는 저녁을 먹으러 들린 술집에서 두 마리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

 

고양이들은 천장으로 연결된 투명한 통로로 드나들며 사람들에게 귀여운 젤리 발바닥을 보여주었다. 여행지에서 고양이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집에 있는 내 고양이들이 생각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6월에 제주도에 가면 수국을 잔뜩 볼 수 있다. 연한 분홍색, 하늘색부터 진한 보라색, 파란색까지 색도 참 다채롭다. 하지만 제주에서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곳은 세화 바다다. 물빛도 곱고 근처에 아기자기한 카페나 소품 가게도 많다.

 

이번에는 세화 바다 바로 앞에 있는 귀여운 카페에 들어가 엽서를 골랐다. 대부분은 제주의 곳곳을 상징하는 유채꽃, 수국, 동백, 당근, 바다 같은 것을 주제로 엽서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고양이 그림이었다.

 

"어느 날 불쑥 찾아온 행복. 안녕, 삼색아"

 

그런 글귀가 쓰여 있는 엽서였다. 삼색 고양이 그림과 글귀가 마음에 쏙 와 닿았다.

 

 

 

우리 집에 고양이는 세 마리로, 삼색 고양이 제이 말고도 각각 연한 회색과 크림색 털을 가진 아리와 달이가 있지만 내게 삼색 고양이는 특별히 더 애틋한 느낌이 있다. 나의 첫 고양이인 제이는 더구나 긴 항암 치료를 함께했던 시간 때문인지 예쁘면서도 한편으론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다.

 

삼색 고양이라고 하면 흰색, 검은색, 갈색의 세 가지 색이 섞인 것을 뜻하는데 거기에서도 무늬의 특징에 따라 종류가 구분된다. 흰색 바탕에 검은색, 갈색이 점박이처럼 박혀 있는 고양이는 ‘칼리코’, 카오스처럼 색이 뒤엉켜 있는 경우는 ‘톨티’, 고등어 태비와 삼색이 섞인 것 같은 무늬는 ‘톨비’라고 한다.

 

제이는 마지막 ‘톨비’의 무늬를 가지고 있다. 콩깍지 집사는 그래서 삼색 고양이 중에서도 제이와 같은 무늬를 가진 고양이가 세상 제일 예쁘다고 생각해 버린다.

 

 

 

일본의 마네키네코 모델도 삼색 고양이다. 원래 삼색 고양이는 털 색깔을 구성하는 유전적인 특징 때문에 전부 암컷인데, 간혹 수컷이 태어나면 행운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한다. 그 고양이를 배에 태우면 배가 침몰하지 않는다고 하여 수컷 삼색이를 배에 태우는 풍습도 있었단다.

 

나에게도 삼색 고양이는 어쩐지 행복을 주는 존재이자 행운의 상징 같은 특별한 느낌이다. 길에서 우리 집으로 처음 왔던 순간부터 낯가림도 없이 내 다리에 보드라운 몸을 동그랗게 기대고 잠들었던 제이.

 

매주 병원에 가서 항암 치료를 받는 일을 6개월이나 반복하다 보니 어릴 때보다 성격이 다소 예민해졌지만, 간식을 먹고 싶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목소리로 갸냘프게 울며 팔이나 다리에 몸을 비빈다.

 

 

 

아마 나의 첫 고양이가 나이를 먹고 언젠가 내 곁을 떠나더라도, 앞으로의 나에게 삼색 고양이는 언제까지고 행운의 상징처럼 기억될 것 같다. 삼색 고양이 제이는 내게 ‘어느 날 불쑥 찾아온 행복’이 틀림없으니까. 

 

박은지 칼럼니스트(sogon_ab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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