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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지의 묘생묘사] 위급한 고양이 구조는 어디에 신고하나요?

 

[노트펫] 동네 이웃이 다른 지역에 갔다가 4층 높이의 커다란 나무에 고양이가 올라가 있는 걸 발견했다고 했다.

 

제 발로 올라간 것은 맞지만 너무 높이 올라버린 탓에 내려오지 못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그가 주변에 물어보니 고양이가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게 벌써 이틀째라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매달려 있는 듯했다.

 

그분이 안타깝게 생각해서 119에 신고했더니 동물 구조는 관할이 아니라고 시청으로 연결해 주었고, 다행히 시청에서 출동하여 고양이를 내려주었다고 한다.

 

아마 주변에 큰 개가 많은 동네라, 도망치다가 얼떨결에 그렇게까지 높이 올라가게 되었던 것 같다.

 

눈에 띄어 구조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이전에도 친구에게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새끼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혼자 울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119에 신고했더니 출동해 주셨다고 한다.

 

하지만 고양이가 낯선 소리를 듣고 예민하게 도망쳐서 결국 포획을 하진 못했다.

 

119의 도움을 받진 못했지만 고양이는 이후 무사히 어미 품으로 돌아갔다.

 

예전에는 이렇게 119에서도 동물 구조를 도와주었지만, 지난달부터 소방청에서는 비긴급 생활안전 신고를 거절할 수 있는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다친 야생동물 구조 등을 신고해도 119에서 출동하지 않게 되었다.

 

길고양이의 경우 시청에서 TNR을 목적으로 포획할 수 있지만, 다산콜센터(120)에서는 동물 구조가 필요한 경우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031-867-9119)에 문의하라는 답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명확하게 시청에 신고해야 하는지, 동물단체에 신고해야 하는지 일반인들은 바로 떠올릴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길에서 아리를 데려왔을 때도 사실 긴박한 상황이 있었다.

 

유기묘였던 아리는 버려진 뒤로 몇 개월 정도 길 생활을 했는데, 그 사이에 임신을 하고 출산까지 해버린 상태였다.

 

아리를 입양하기로 결정하면서 아리가 길 위에서 키우고 있었던 새끼고양이 세 마리를 함께 구조해야 했다.

 

그런데 당시 고양이 구조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어서 어설프게 접근했다가 그중 한 마리가 담벼락에 난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린 것이었다.

 

손바닥만 한 새끼고양이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고 물어볼 데도 없어서, 결국 하룻밤을 꼬박 기다린 끝에 운 좋게 캣맘이 그 고양이를 붙잡았다.

 

결과적으로 아리는 우리 집으로, 새끼고양이 세 마리도 좋은 집으로 입양 가서 잘 살고 있지만 그때 생각을 하면 아찔한 것이 사실이다.

 

119에서 정말 중요한 상황에 출동하기 위해서 동물 신고를 받지 않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동물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어떻게 대처하면 될까?

 

사람들의 도시 속에서 길고양이가 시멘트 사이에 끼어 꼼짝 못하거나, 기르는 개에 쫓겨 나무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지 못하거나 하는 사건들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개인이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을 때, 많은 사람들이 동물농장 같은 언론 매체를 먼저 떠올린다.

 

동물 전문가들을 어디에서 모셔 와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동물 위급 시에는 어디로 전화를 걸어야 하는지에 대한 행동 요강이 함께 홍보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전문가들은 ‘비긴급 동물구조 신고의 경우 119에서 출동하지 않더라도 지자체나 동물구호센터와 협조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동물 구조는 어디로 신고해야 한다는 대표 기관에 대한 홍보가 충분히 된다면 119에 동물 구조를 신고하는 사례도 줄어들 것이고, 동물들과의 공생도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박은지 칼럼니스트(sogon_ab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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