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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는 죄가 없다

[노트펫] 최근 검은 개 '토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입양됐다.

 

토리는 전 주인이 짧은 줄에 묶어 놓고 밥이 썩어 들어갈 정도로 방치하며 학대하다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된 강아지였다.

 

당시 같이 묶여 있었던 개는 안타깝게도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토리만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토리는 좀처럼 입양이 되지 않았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토리가 검은 털, ‘검은 개’라는 이유가 컸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검은 고양이의 날'이 있다

 

지난 8일은 2002년 세계동물복지기금(IFAW) 등에 의해 제정된 '세계 고양이의 날'이었다. 그리고 영국의 고양이보호단체는 10월 27일을 ‘검은 고양이의 날’로 지정했다. “진짜 아름다움은 털가죽 아래에 있다(The Beauty is more than fur deep)”를 모토로 하는 기념일이다.

 

 

왜 '고양이의 날'이 있는데 굳이 '검은 고양이의 날'을 따로 만들었을까.

 

검은 개와 마찬가지로, 어쩌면 검은 개에 대한 인식 이상으로 검은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기 때문이다. 실제 토리처럼, 검은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보호소에 머무는 기간이 13%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냥덕들이라면 털 색깔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익히 알겠지만, 미신이나 속설은 때로 진실보다 오래 지속되곤 한다.

 

검은 고양이가 처음부터 이렇게 억울한 대접을 받아야 했던 건 아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고양이가 법으로 보호받을 정도였다. 누구든 고양이에게 해코지를 하면 처벌을 받았고, 특히 검은 고양이가 신성시되었다. 다산과 풍요의 상징인 바스테트 신을 검은 고양이의 얼굴로 형상화할 정도였다.

 

검은 고양이는 왜 불길해졌을까?

 

애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라는 소설에서도 검은 고양이가 불길하게 그려졌지만, 애초에 검은 고양이를 불길한 존재로 여기기 시작한 것은 중세 무렵부터로 보인다.

 

 

당시 종교적인 문화가 생겨나면서 이교도에 대한 배격이 매서웠다. 이때 신을 상징하는 밝은 '빛'과 대척점에 있는 것이 바로 '어둠', 즉 검정색이었다. 검정색 자체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켰던 것이다.

 

당시 마녀가 고양이 같은 동물을 키우며 불길한 마법을 쓴다고 생각했고, 혹은 마녀가 밤이 되면 검은 고양이로 변신한다고 믿기도 했다.

 

각 마을마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마녀사냥으로 누군가를 희생시켰는데, 혼자 살면서 고양이를 키우는 노파가 가장 먼저 마녀로 지목받아 화형당하곤 했다고 한다.

 

'검은 색'과 '마녀'가 이후에도 다양한 이미지로 형상화된 탓인지 우리 머릿속의 마녀 이미지는 대개 검은 색 옷에, 검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사실 마녀가 검은 고양이를 키우는 이유에 대해 그나마 가장 믿을 만한 속설은, 마녀의 검은 옷에는 검은 털이 묻어도 티가 안 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만 말이다.

 

문화권마다 다르다

 

고양이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는 문화권도 있다. 영국의 찰스 1세는 검은 고양이를 키우며 경비까지 붙여줄 정도로 사랑했다고 하는데, 고양이가 죽은 며칠 뒤 행운이 떠나갔기 때문인지 그 역시 전쟁에서 패해 죽게 된다.

 

 

실제로 주로 유럽 일부에서는 검은 고양이를 행운으로 여기기 때문에, 검은 고양이가 자신에게 다가오다가 방향을 바꾸면 '행운을 놓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오늘날 검은 고양이에 대한 속설은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검은 고양이는 물론, 아직 고양이라는 동물에 대한 불길한 미신도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고양이의 인기가 높아지며 한편으로는 '올블랙' 고양이를 '로망'으로 여기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검은 고양이의 날'이 주장하는 것처럼 '아름다움은 털가죽 아래에 있다' 아니, 사실 매끄러운 검은 털은 충분히 아름답다. 

박은지 객원기자sogon_ab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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