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뉴스 > 종합

포털 사전에서 '도둑고양이'가 사라졌다

포털·주요 영한사전, '도둑고양이' 대신 '길고양이' 채택

"국어표준대사전, 길고양이 등재하고 도둑고양이로 바꿔야" 

 

 

[노트펫] 민간 사전에서 '도둑고양이' 대신 '길고양이'가 길 위에서 사는 고양이를 지칭하는 단어로 채택되기 시작했다. 시대의 변화상을 반영한 조치다.

 

정부 문서에서도 '도둑고양이'라는 말은 사라지고 길고양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가운데 사전의 근간인 국어표준대사전 역시 시대의 변화상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고양이 보호단체 서대문구길고양이동행본부(이하 서동행)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이 두 곳의 포털에 영한사전 콘텐츠를 제공하는 주요 사전 출판사들이 그동안 써왔던 '도둑고양이'라는 단어를 '길고양이'로 바꾸거나 병용표기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의 검색창에서 그동안 '도둑고양이'로 번역되던 'alley cat'을 쳐보면 길고양이로 번역된다. 다음카카오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하위 사전 메뉴에서는 여전히 도둑고양이로 번역되고 있어 길고양이로의 변경 작업이 진행중인 것을 알 수 있다.

 

능률출판사, YBM, 옥스퍼드, 슈프림(민중서관), 교학사, 금성출판사, 동아출판사 등 포털에 영한 사전 콘텐츠를 제공하는 주요 사전 출판사들 대부분이 여기에 동참했다. 이들 출판사가 포털에 제공하는 영한 사전에서 역시 길고양이로 번역하고 있다.

 

'alley cat' 뿐 아니다. 'stray(길을 잃은) cat'이 길고양이로 바뀌었고, 도둑고양이로 번역되던 'feral(돌아다니며 사는) cat'과 'wild(야생의) cat'은 야생고양이로 수정됐다.

 

조은영 서동행 대표는 "모두 영어로는 도둑(thief)이라는 뜻이 없는 단어인데 그동안 오역되어 왔다"며 "포털들과 주요 사전 출판사들이 달라진 시대상과 교체 필요성을 경청하고 흔쾌히 수정요청에 응해줬다"고 말했다.

 

이미 일상생활에서는 도둑고양이 대신 길고양이라는 표현이 사용된지 오래다. 또 최소 2013년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문서에 길고양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정부의 정보 공개포털에 따르면 서울시가 2013년 12월 작성한 '2014년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이 등장한다.

  

민간 사전에서는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국립국어원에서 편찬하는 국어표준대사전은 여전히 도둑고양이를 표준어로 등재해 놓고 있다. 길고양이는 아예 등재되어 있지 않다. 다른 민간 국어 사전에서 도둑고양이와 길고양이를 함께 올려놓고 있는 것과 다르다. 

 

 

 

조 대표는 "이미 정부 공식 문서 주택가에 사는 고양이들은 '길고양이'로 표기되고 있고, 신문과 방송 등 어떤 대중 매체에서도 '도둑고양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쓰지 않고 있다"며 "국립국어원 측에 여러 번 제안을 드렸지만 국어원 측은 "도둑고양이가 아직 쓰이고 있으며 길고양이와 의미도 다르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도둑고양이'라면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 생존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귀중한 생명체로서의 입지는 가질 수 없다"며 "표준국어대사전에 이제 '도둑고양이'라는 단어에 고어 표시가 필요하고, 길고양이 등재도 더이상 지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목록

회원 댓글 0건

  • 비글
  • 불테리어
  • 오렌지냥이
  • 프렌치불독
코멘트 작성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욕설 및 악플은 사전동의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스티커댓글

[0/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