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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재킷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는… 100만원짜리 '불독'?

'개가 액세서리?' 英 패션회사, 개·패션 엮어팔다 '개망신'

 

리스트 홈페이지 캡쳐 화면.

 

영국의 패션 쇼핑 사이트가 개를 마치 액세서리처럼 취급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영국 패션 쇼핑 사이트 ‘리스트(Lyst)'가 세계 최초로 강아지와 강아지 패션용품을 판매하는 패션 웹사이트가 될 것이라고 발표한 뒤, 거센 비난을 받고 일보 후퇴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스트는 33종의 반려견 콜렉션을 홈페이지에 선보였다. 리스트는 홈페이지 상단 메뉴에 디자이너, 의복, 신발, 가방, 액세서리, 보석 등 항목 뒤에 반려견 항목을 만들었다.

 

반려견 항목을 선택해 들어가면 견종, 색, 크기 등을 고를 수 있고, 사진 밑에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옷을 사는 것과 똑같이 엑스트라 스몰 사이즈부터 엑스트라 라지 사이즈까지 크기를 구분했다.

 

휘펫은 595파운드(약 100만원), 보더콜리는 470파운드(79만원), 샤페이는 600파운드(101만원), 말티즈는 520파운드(88만원), 불독은 595파운드(100만원), 시추는 495파운드(83만원)에 각각 판매했다.

 

게다가 액세서리의 관점에서 견종을 바라보고, 견종별로 어울리는 패션 제안까지 했다. 예를 들면, ‘치와와’는 “오리지널 반려견 액세서리”로, ‘코커 스파니엘’은 “주말 가죽 백에 딱 맞는 크기”로, ‘말티즈’는 “버킷 백(양동이 모양 가방)에 완벽하게 들어가는 작은 크기”라고 표현했다.

 

견종에 어울리는 패션 제안도 내놨다.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파니엘’을 데리고 나갈 땐, 편안한 운동복(athleisurewear)을 입는 것이 완벽한 조합이라고 표현했다.

 

또 ‘달마티안’에는 표범 무늬나 꽃무늬 옷이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몸에 맞는 바지, 페도라, 윙팁 슈즈, 가죽 재킷, 문신 등으로 표현되는 힙스터 패션엔 ‘프렌치 불독’이 제격이라고 봤다.

 

반응은 격렬하게 엇갈렸다. 리스트 집계에 따르면, 첫 날 ‘프렌치 불독’ 선주문이 100건을 넘어섰다.

 

반면에 2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동물보호단체 RSPCA는 “이것이 진짜인지 단지 리스트의 떠들썩한 선전인지 모르지만, 반려견을 키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우려할만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개탄했다.

 

RSPCA는 "개는 패션 액세서리나 쓰다 버리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는 오랜 돌봄과 헌신이 필요한, 지능 있고,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기보다 대체가능한 장식물로 볼까봐 우려스럽다”고 비난했다. 

 

비난이 빗발치자 리스트는 가격표를 없애고 그 자리에 “판매용이 아님(not for sale)”이란 문구를 붙였다.

 

그리고 화면 상단에 “물론 여기서 강아지와 개를 살 순 없습니다. 우리는 옷을 팔지, 개를 팔진 않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개와 강아지 수천마리가 매년 판매되고 버려집니다. (중략) 개는 인스타그램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입니다.”라고 공지했다. 

 

소셜 미디어 광고대행사 ‘소셜체인’과 영국 애견재단이 함께 기획한 소셜 미디어 광고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보에 따르면, 애견재단이 광고 기획 초기 회의부터 참여해, 개를 사지 말고 입양하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극단적인 ‘반려견 콜렉션’ 형식을 찬성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RSPCA도 참여했다는 의심을 샀다.

 

패션업체의 희한한 마케팅 술책인지, 아니면 반려견이 패션 액세서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영리한 PR 방식인지는 의문으로 남는다고 텔레그래프는 덧붙였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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