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뉴스 > 칼럼 > 칼럼

[고양이와 그 친척들] 서로 다른 방법으로 집을 지키는 개와 고양이

[노트펫] 개와 고양이는 주인과 함께 사는 동물이다. 수많은 동물 중에서 사람이 사는 집에서 사람과 같이 살 수 있는 특권을 부여 받은 동물은 이 두 종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은 주인의 집에서 공짜로 먹고 놀지는 않는다. 밥값을 한다는 뜻이다.

 

개는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인 늑대와 혈연적으로 매우 가까운 친척이다. 늑대의 힘은 강력한 무리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늑대는 무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한 마리의 늑대는 야생에서 무적의 포식자가 아니다. 하지만 늑대 무리는 그렇지 않다. 그 어떤 맹수도 무리를 지은 늑대들을 상대로 도발을 하지는 않는다.

 

개도 늑대와 마찬가지다. 개는 주인을 같은 무리에 속한 구성원으로 여긴다. 개의 이러한 인식은 집을 지키는 행동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개는 낯선 사람이나 다른 개가 자신이 사는 주거공간에 접근하면 맹렬히 짖어댄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침입자에게 경계 밖으로 물러나라는 일종의 경고방송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자신의 주인에게 침입자가 무리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적의 침입을 알리는 싸이렌과 같은 것이다. 늑대 무리의 영역에 침입자가 들어오면 늑대들은 힘을 합쳐 침입자를 몰아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인들은 뒷마당에 개를 키울 경우, 사진과 같은 ‘개조심’이라는 경고판을 붙인다. 2018년 6월 촬영

 

혼자 사는 것이 익숙한 고양이는 개와는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영역인 집을 지킨다.

고양이는 개와는 달리 야생 친척들도 외톨이 생활에 익숙하다. 그래서 설령 침입자가 발생하여도 주인을 향해 경고방송을 보내지는 않는다. 대신 고양이는 개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평소 자신의 집을 지키고 있다.

고양이는 지난 수천 년 동안 사람과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놀라운 정도로 높은 수준의 사냥 본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양이는 이러한 사냥본능을 활용하여 집을 지킨다.

단독주택의 경우, 집을 망가뜨리는 동물들이 있다. 목조주택이 많은 미국에서는 흰개미가 성가신 존재지만, 한국에서는 쥐가 그런 역할을 한다. 쥐는 무엇이든 갉아서 주택의 내구성을 떨어뜨리는 무서운 해수(害獸)다.

 

미국에서는 고양이를 풀어놓고 키우는 사람들이 있다. 목줄이 있는 이런 고양이들은 주인이 있는 것이다. 이런 고양이가 사는 집에는 쥐가 살기 어렵다. 2017년 11월 촬영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 안에 사는 설치류 사냥을 즐긴다. 하지만 고양이의 위대함은 그 존재 자체에 있다.

 

쥐는 본능적으로 고양이의 냄새에 민감하다. 그래서 고양이 냄새가 지속적으로 나는 곳에는 접근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의 체취가 나지 않는 집으로 이사를 하였다고 보는 게 맞다. 일종의 풍선효과라고 할 수 있다.


집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빈둥거리는 것 같이 보이는 개나 고양이들은 과거나 현재나 이렇게 자신의 밥값을 하고 있다. 개나 고양이는 즐겁고 그리고 즐기면서 일하는 방법을 아는 영리한 동물들이기 때문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목록

회원 댓글 0건

  • 비글
  • 불테리어
  • 오렌지냥이
  • 프렌치불독
코멘트 작성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욕설 및 악플은 사전동의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스티커댓글

[0/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