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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돌아본 2019년 아깽이 대란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부산 사하구 장림번영로에서 발견된 아깽이 3마리. 7월10일 유기동물공고.

 

[노트펫] 길고양이에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해마다 반복되는 아깽이 대란에 대해 들어보셨거나 알고 계실 겁니다.

 

매년 4~5월이 되어 날씨가 풀리면 길냥이들이 번식을 시작해 곳곳에서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들이 발견되는데요.

 

이때 길냥이가 우발적으로 입양(냥줍) 되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어미를 잃는 (혹은 잃은 것으로 오인되는) 등의 이유로 당국에도 유기동물 신고 건수가 급증하게 됩니다.

 

아깽이 대란이란 이처럼 봄철 아기 고양이들이 갑자기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사고를 통칭합니다.

 

봄철이 되면 길냥이 구조건수와 아깽이 비율이 일제히 늘어난다는 사실 자체는, 동물보호에 관심있는 분들과 실무자 분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집사님들이 매년 날씨가 풀릴 때 즈음이 되면 아깽이에 대한 배려와 입양 전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자발적으로 홍보하시곤 하죠.

 

그런데 아깽이 대란은 '통계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매년 심각해지고 있는걸까요, 아니면 반려문화의 성숙과 더불어 차츰 진정되고 있을까요?

 

이 점이 궁금했던 저는, 아깽이 대란과 관련된 일련의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길냥이 보호건수도 유기견과 마찬가지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정도의 전체 통계 이외의 세부자료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7월이 된 이후 곧바로 올해 6월까지의 동물보호시스템 데이터베이스를 열어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길냥이들의 정확한 출생 시점을 식별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게다가 동물보호시스템상 동물의 나이는 1년 단위로 적혀 있기 때문에 진짜 아깽이와 다 자란 길냥이를 데이터상으로 구별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체중을 쓰면 어떨까요? 출생 후 십수 주만 지나도 1kg은 넘게 되니, 0.5kg 이하의 개체만 아깽이로 간주하고 전체 구조 고양이 숫자와 비교한다면 아주 정확하진 않아도 아깽이 대란의 심각성에 대해 그럭저럭 신뢰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이렇게 접근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선, (체중을 기준으로 볼 때) '아깽이 대란'은 단순한 구호 이상으로 분명한 사실입니다. 매월 발생하는 고양이 구조 건수 가운데 아깽이의 비율은 봄철(4월)에 급증해, 전체 건수의 50%에 육박하게 됩니다.

 

둘째로, 매년 같은 달에 발생하는 아깽이 구조 건수의 상대적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깽이 대란이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습니다.

 

셋째로, 아깽이 대란은 의외로 길게 지속됩니다. 봄철에 구조 건수와 비율이 가장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다시 겨울이 될 때 까지 아기고양이 구조 건수는 상당한 비율로 지속됩니다.

 

무엇보다 2017년보다는 2018년이, 그리고 2018년보다는 올해 2019년의 아깽이 구조 비율이 높습니다. 

 

절대값으로 보나 비율로 보나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아깽이 대란, 이대로 그냥 둬도 괜찮을까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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