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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언제부터 알을 품었나

 

[노트펫] 초기 조류들은 너무 무거워 알을 품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석의 골반을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새들의 알품기는 뒤늦게 현생조류 때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공룡 시대에 살았던 새들은 덩치가 너무 커서 알 무더기 위에 앉을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알이 모두 깨졌을 테니 말이다." 이는 고생물학자들이 원시조류의 화석을 분석한 결과 내린 결론으로, 알품기(incubation)란 지난 1억 년 전 진화한 현생조류의 전형적 특징임을 시사한다.

 

이런 연구결과가 지난달 진화생물학저널(Journal of Evolutionary Biology)에 실렸다(참고 3). 영국 링컨대학교의 찰스 디밍 박사가 연구를 지휘했다. 

 

하지만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이번 연구결과를 비판하는데, 그 부분적 이유는 '새와 근연관계에 있는 일부 비조류 공룡들(non-avian dinosaurs)이 땅 위에 있는 둥지의 꼭대기에 앉았었다'는 것이다.

 

지금껏 많은 연구자들이 받아들였던 견해는 "일부 공룡들이 이미 알을 품기 위해 둥지를 감싸고 앉았던 걸로 봐서, 알품기는 6,600만 년 전 공룡이 멸종하고 현생조류가 번성하기 한참 전에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지난 30년간 특히 중국에서는 많은 초기조류 화석들이 발견되었지만, 그들의 생식행동을 입증하는 직접적 증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라고 찰스 디밍 박사(고생물학)는 말했다.

 

간접 추정

 

대부분의 현생조류들은 알 무더기 위에 앉아 알들을 품는다.

 

그 행동이 백악기와 쥐라기 후기에 살았던 새들 사이에 흔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디밍 박사와 동료 게랄트 마이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21종의 원시조류을 대상으로 알의 크기와 하중을 견디는 능력(load-bearing capacity)을 추정했다.

 

분석 대상 원시조류 중에는 공자재(Confuciusornis), 야노르니스(Yanornis), 약 1억 5,000만년 전 살았던 모든 조류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인 시조새(참고 2)가 포함되어 있었다.

 

"선행연구에서는 현생조류들이 좀 더 개방된 골반을 진화시켰음을 증명했는데, 이는 알의 크기가 시간경과에 따라 증가했음을 시사한다. 초기조류의 경우, 골반이 융합되어 산도(canal)를 통과할 수 있는 알의 크기가 제한돼 있었다"라고 현재 독일 셍켄베르크 연구소와 프랑크푸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에 재직하고 있는 마이어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알의 화석이 존재하지 않아 측정이 불가능했으므로, 연구진은 골반과 산도의 너비를 측정하여 각 종(種)의 알의 크기와 무게를 추정했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각 알의 하중부담능력(load mass: 깨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최대 중량)을 계산했다.

 

계산 결과, 알들의 하중부담능력이 하나같이 너무 작아 성체의 체중을 견딜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초기 조류들이 알을 깨지 앉고 알 위에 앉을 재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공자새와 같은 일부 종의 경우, 알이 견딜 수 있는 하중의 3배가 넘는 체중을 갖고 있었다"라고 디밍 박사는 말했다. 

 

"그와 대조적으로, 현생조류는 종종 성체 체중의 세 배까지 견딜 수 있는 알을 낳는다"라고 디밍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이상의 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접촉포란(contact incubation: 알 위에 앉아 알품기)은 나중에 현생조류의 역사에서, 즉 개방된 골반이 등장한 1억 년 전쯤 진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석 분석에서 알을 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극소수 공룡들에 관한 연구결과는 명확하지 않다"라고 디밍 박사는 말했다.

 

예컨대 고비 사막에서 발견된 유명한 오비랍토르류(oviraptoridae) 화석의 경우, 알을 뒤덮고 있는 자세로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현생조류와 같이 알을 품고 있었던 게 아니라, 악어류처럼 둥지의 둔덕(nest mound)을 지키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공룡 논쟁

 

중국 베이징에 있는 척추고생물학 및 고인류학 연구소의 징메이 오코너 박사(백악기 조류 전문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그녀와 다른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던 '접촉포란은 나중에 진화했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고 한다.

 

"초기 조류들은 몸무게가 너무 무거워, 현생조류들과 같은 방식으로 알을 품을 수 없었던 것이 확실시된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단, 이번 연구는 많은 가정과 미지의 변수(예: 알의 정확한 형태)에 기초하고 있어, 신빙성에 다소 문제가 있다."

 

오코너 박사는 ‘둥지와 함께 화석화된 공룡들이 알을 품기보다는 보호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현생조류들의 행동 중 많은 부분이 그러하듯, 파생적 알품기 행동 역시 단계적 진화를 거듭하다 궁극적으로 (현생조류에서 볼 수 있는) 완전한 접촉포란에서 절정을 이루었을 것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몬태나 주립대학교에서 공룡과 새의 생식을 연구하는 데이비드 바리치오 박사(고생물학)는 이번 연구의 접근방법에 동의하면서도, 저자들이 초기 조류 알의 크기를 예상(같은 덩치의 현생조류의 알 크기에서 예상할 수 있는 크기)보다 지나치게 작게 계산했다는 데 놀라움을 표시했다.

 

"저자들의 계산대로라면, 계통수의 현생조류 가지의 기저부(base)에서 알의 상대적 크기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건 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라고 그는 말했다.

 

LA 자연사박물관의 루이스 치아페 소장은 '초기 조류들은 나무가 아니라 땅바닥에 둥지를 지었다'라는 이번 연구의 가정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번 연구에서 검토된 세 그룹의 원시조류 중 하나인 에난티오르니티네(enantiornithine)의 경우, 나무 위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당신이 나무 위에서 산다면, 나무 위에 둥지를 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나무 위에 둥지를 짓는다면, 어미가 접촉하지 않고 알을 품을 방법이 없다"라고 그는 말했다.

 

치아페의 지적에 대해 디밍 박사는 이렇게 반박한다. "갓 부화한 새가 나무 위에서 발견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어미가 나무에 둥지를 지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와 마이어는 접촉포란이 현생조류의 성공에 기여한 핵심적 혁신이었을 거라고 믿는다. 6,600만 년 전의 대멸종에서 현생조류들의 조상만 살아남고 초기 조류들이 전멸한 것은 바로 접촉포란 덕분이었을 것이다."

 

양병찬 과학번역가(https://www.facebook.com/OccucySesamelStreet

 

※ 참고문헌
1. https://kids.britannica.com/kids/assembly/view/87268
2. https://www.nature.com/news/rival-species-recast-significance-of-first-bird-1.16469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53758)
3. Deeming, D.C. & Mayr, G. J. Evol. Biol. (2018); http://dx.doi.org/10.1111/jeb.13256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34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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