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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앤비 준, "도도는 늘 선물 같은 존재"

 

 

[노트펫] "도도랑 같이 촬영하는 건 처음이라 많이 어색한데요?"

 

괜히 라이징 스타의 반려견이 아니었다. 유앤비 준은 촬영 전 엄살(?)을 피웠지만 첫 촬영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촬영은 순조로웠다.

 

준의 반려견 '도도'는 말티즈 특유의 인형 같은 미모로 현장을 단숨에 사로잡더니 아직은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준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꿋꿋하게 야외촬영을 마쳤다.

 

올해 열 살. 노견의 관록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행여 도도가 춥지는 않을까 잠시 쉬는 시간에도 도도를 품에 꼭 안고 있는 모습에서 도도를 향한 준의 사려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도도를 부르는 준의 목소리, 그 높낮이와 파동에 조심스레 귀 기울이는 도도.

 

그들이 함께한 시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서울 마포구의 조이뉴스 사무실에서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로 안방극장에 돌아올 가수 겸 배우 준과 그의 반려견 도도를 만났다.

 

◇도도는 도도한 우리 집 막내

 

"집에 있을 땐 그래도 말을 듣는 편인데…… 밖에 나오니까 잘 안 듣네요. 사실 원래 제 말은 잘 안 들어요(웃음)."

 

 

 

야외촬영을 마치고 인터뷰를 시작하러 실내로 장소를 옮기자 이곳저곳을 탐색하느라 정신이 없는 도도를 보고 준이 말했다.

 

여기 좀 봐달라고 애처롭게 도도의 이름을 부르지만 도도는 잠깐 뒤돌아볼 뿐 가던 길을 가느라 바빴다.

 

괜히 도도란 이름이 붙여진 게 아닌 것 같다고 하자 꼭 도도한 성격 때문에 붙인 이름은 아니라고.

 

"실은 어릴 때 즐겨보던 만화에 나오던 캐릭터의 이름을 따 지은 이름이에요. 유치한가요?(웃음) 그러고 보니 성격이 도도하기도 한 것 같네요."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했다는 준은 병아리며 햄스터, 물고기까지 안 키워본 동물이 없단다.

 

그러다 강아지가 너무 키우고 싶어 부모님을 졸랐고 그러던 어느 날 정말 선물처럼 도도가 눈앞에 나타났다.

 

지금도 다른 말티즈에 비해 아주 작은 편이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작았다고.

 

도도와의 첫 만남을 묻자 준은 눈까지 반짝이며 대답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도도를 처음 봤는데 믿기지 않았어요. 마치 털 뭉치 같았어요. 정말 복슬복슬한 새하얀 털 뭉치. 보자마자 너무 좋아서 도도랑 이불 밖으로 나가질 않았어요. 정말 참 예뻤어요, 도도는."

 

자그마한 얼굴과 용케도 그 안에 오목조목 들어있는 눈, 코, 입. 빼어난 미모를 자랑해 여자아이로 오해를 받지만 엄연한 남동생이라고 강조했다.

 

식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집안의 귀한 막둥이 도도.

 

"십 년 전 처음 만난 순간부터 한결같이 선물 같은 존재"라는 막둥이 도도 자랑은 끊이질 않았다.

 

◇도도에게 받은게 너무나 많아요

 

유년시절을 도도와 함께한 준은 도도에게 받은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어렸을 적 잠깐 친구들이랑 사이가 좋지 않았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 친구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었어요. 조금 힘들었는데 도도가 있어서 잘 견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는 내성적인 편이었는데 도도가 오고 성격도 활발해진 것 같아요. 매일 도도 사진을 보여주며 신이 나서 자랑했거든요(웃음)."

 

도도에게 감동을 받은 순간이 있는지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전부 다"였다.

 

소소한 것 하나하나 단지 함께 있다는 이유만으로 느끼는 감동이 크다는 준.

 

그들의 애정은 태연한 일상의 방식으로 구현됐다.

 

한없이 평범해 보이는 매일의 일상이지만 그들에게는 ‘지금 여기 함께 있다’는 사실이 그저 감격스럽다고.

 

"난 오늘 이랬어, 이건 어땠어, 라고 일상생활을 끊임없이 얘기하는 편이에요. 도도는 그냥 들어주죠(웃음). 한 번은 너무 힘들 때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한쪽 팔이 침대 밑으로 떨어졌어요. 힘드니까 그냥 그대로 계속 있었는데 어느 틈엔가 도도가 와서 제 팔을 핥아주더라고요. 제가 힘든 걸 알아주는 게 도도밖에 없구나 싶었죠. 마치 저를 위로해주는 것 같았어요."

 

◇십 년,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함께 지낸 시간이 올해로 십 년이다. 사람 나이로 치면 도도는 60대에 들어섰다.

 

초등학생이던 꼬마 이준영이 어엿한 청년 준으로 훌쩍 자라는 사이 도도는 노년기에 접어든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게 보여요. 조금만 뛰어도 기침을 하는데 그럴 때 보면 마음이 아프죠. 작년부터는 잘 때 낑낑거리는 소리도 내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되게 무기력해진 건 사실이에요. 해가 바뀔수록 되게 많이 바뀐다는 느낌? 얼마 전에 어릴 때 찍은 사진을 보니 도도가 나이가 들었다는 게 실감이 나더라고요. 같이 나이 들어왔구나 싶었죠."

 

 

  

시간은 그들의 애정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준은 소란스럽지 않게 그들만의 소박한 추억을 털어놓았다.

 

학창시절 도도랑 둘이 갔던 공원과 도도가 처음 수영을 하던 날의 날씨까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단다.

 

마냥 어린 동생이었던 도도는 얼마 전 슬개골 탈구로 수술을 받았다.

 

그 이후로 소파나 침대에서 행여나 떨어질까 봐 올려달라고 울어도 그러질 못해 마음이 너무 안 좋다는 준.

 

언제나 끝이 있다. 불가항력적으로 모든 사건의 맨 뒤에 도사린 슬픔의 예감들.

 

노령견을 키우는 주인으로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업는 그때를 준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안 왔음 좋겠어요. 그날이 오면 정신 못 차릴 것 같아요. 사실 불안하죠. 스케줄 때문에 떨어져서 지내는데 도도가 나이가 많으니까 내가 곁에 없을 때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 아…… 진짜 이런 생각을 할지는 몰랐는데……"

 

일본 스케줄로 인해 떨어져 있는 시간이 잦다는 그는 나이가 많은 도도 때문에 불안감이 크다고 했다.

 

오래 떨어져 있을 때는 가족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도도를 보여달라고 한다는 준.

 

최근에는 도도의 사진을 찍는 취미가 생겼다고.

 

"도도 사진을 찍은 게 많이 없더라고요. 요즈음 많이 찍고 있어요. 물론 도도는 귀찮아하죠(웃음)."

 

SNS에 도도의 사진이 없는 이유를 물으니 "남들 보여주기 아까워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동물을 좋아하지만 다른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유도 애정을 분산하고 싶지 않아서란다.

 

둘 사이는 끼어들 틈이 없어 보였다.

 

아직 함께 쌓고 싶은 추억도, 해주고 싶은 것도 많다는 준.

 

준은 "도도가 수영을 하는데 진짜 너무 잘했어요. 한 번도 시켜본 적 없고 처음 하는 건데 진짜 잘하더라고요. 날 따뜻해지면 또 도도 데리고 수영하러 가고 싶어요. 어릴 때처럼 둘이 공원에 산책도 가고 싶고요. 그때처럼 잘 걷진 못하지만 안아주면 되니까."라며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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