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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① "반려견 사남매, 사람보다 날 잘 아는 친구들"

 

가수 겸 배우 조권과 반려견 가가와 비버

 

[노트펫] "특이하네. 조권 씨는 고라니 새끼를 다 키우나봐."

 

평소 산책에 나가면 고라니(또는 사슴, 노루) 새끼로 종종 오해를 산다는 조권의 반려견 '가가'와 '비버'.

 

커다란 눈망울과 얇고 긴 다리, 우아한 걸음걸이가 그렇게 보일 법도 하다.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종의 매력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시리얼 카페에서 파스텔 색감의 꼬까옷을 맞춰 입은 가가, 비버를 만났다. 소문대로 견주를 똑 닮은 얼굴이었다.

 

이곳은 가가, 비버를 만나고 싶어하는 팬들을 위해 지난 5월 조권이 직접 론칭한 카페로,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30대를 "인생의 챕터 3"라 말하는 조권에게 반려인으로서의 세 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챕터 1. 13살, 5살, 3살, 2살… 반려견 '다둥이' 아빠

 

분홍옷을 입은 가가는 '레이디 가가'에서, 하늘옷을 입은 비버는 '저스틴 비버'에서 딴 이름

 

노트펫(이하 노): 분홍색 옷을 입은 게 둘째 가가, 하늘색 옷이 셋째 비버죠? 반려견이 더 있는 걸로 아는데 각각 소개 좀 부탁합니다.

 

조권(이하 생략): 중학생 때부터 키우던 첫째 '행운이'(미니핀)와 막내 '페리'(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는 수원 본가에 살고 있어요. 가가와 비버는 저랑 같이 지내고요.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진짜 좋아해서 행운이 전에도 삐삐, 팽이 등 여러 마리를 키웠어요.

 

행운이는 이제 13살이 넘는 노견이라 아픈 곳이 좀 많아요. 하운드종인 가가와 비버는 5살, 3살, 페리는 2살이고요.

 

가가는 독립 후 제가 처음 데려온 딸이에요. 그땐 강아지 공장이나 펫숍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라 뭣도 모르고 충무로 애견숍으로 갔어요.

 

'이탈리안 그레이 하운드'라는 견종 자체를 모를 때고 비숑을 키울 생각이었는데 가가를 봤어요.'나를 데려가'라는 눈빛에 끌려 가족이 됐죠.

 

아들 '비버'는 가가에게 형제를 만들어 주고 싶어 자연스럽게 데려오게 됐어요. 제가 외동이라 형제 없는 외로움을 알거든요. 유기견이던 막내 '페리'까지 합류하며 사남매가 됐네요.(페리 이야기는 뒤에서 자세히)

 

첫째 행운이와 넷째 페리는 본가에, 둘째 가가와 셋째 비버는 조권과 살고 있다

 

노: 애들 이름이 다 팝스타 이름인 것 같은데요?

 

맞아요.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케이티 페리. 다 제가 좋아하는 가수 이름으로 지었어요.

 

처음 이름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짓고 보니 얼굴과도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어요. 첫째 행운이만 토종 이름이네요.

 

노: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개 두 마리를 키우는 게 힘들지 않나요?

 

가가가 '사람' '공주'라면, 비버는 '돌쇠' '바보' 쪽이에요. 가가는 제가 집에 들어가면 반가워서 막 오열을 해요. 반면 비버는 '돈 벌고 왔니' 이런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고요.

 

예전에 가가는 혼자 집에 둘 수 없어 애견 놀이방이나 호텔에 자주 맡겼는데 이제 둘이 의지하며 잘 지내요. 서로 부족한 면을 채워주는 것 같아요.

 

물론 처음 비버가 왔을 때 가가의 질투가 하늘을 찔렀지만 조금씩 괜찮아졌어요.

 

좋은 점이 훨씬 많은 것 같고 힘든 점을 하나 찾자면 '돈이 좀 더 든다?' 정도랄까요. 둘째에게 왜 옷을 물려주는지 알 것 같다니까요(웃음).

 

# 챕터 2. "너희라는 생명체는 대체 무엇일까"

 

최근 큰 교통사고를 당한 비버. 다행히 빠르게 회복돼 가고 있다

 

노: 최근 '비버'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많이 놀랐을 것 같은데 이제 괜찮은가요?

 

그때 생각하면 정말 난리도 아니었어요. 오후 4~5시쯤이었는데 카페에서 막 나와 전봇대에 마킹을 하던 비버에게 목줄을 채우려던 순간 SUV가 지나간 거예요. 눈 깜짝할 사이였죠.

 

두 번이나 치인 비버는 축 늘어져 있고, 놀란 어머니가 비버를 안았는데 얘도 정신이 없으니까 손을 세게 문 거예요. 그 일로 어머니도 손 수술을 세 번 하셨어요.

 

병원에 가는 길에 '제발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어요. 골반뼈며 갈비뼈, 장기까지 많이 손상돼서 며칠은 울음바다였는데 다행히 수술이 잘 끝나고 회복도 빨리 되고 있어요.

 

그런데 비버가 며칠 전부터 자꾸 구토를 해서 병원에 가 보니 교통사고 후유증이 있다고 해요. 2주 정도면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는데… 걱정이 많아요.

 

정말 목줄은 강아지를 위해서 꼭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노: 평소 SNS에 반려견과 운동, 산책하는 사진이 자주 보여요.

 

저는 아무리 바빠도 산책은 거르지 않고 매일 꼭 시켜요. 뛰는 걸 좋아하는 애들이라 산책을 거를 수가 없어요. 저도 같이 나가면 하루 스트레스가 풀리고요.

 

산책 후 애들 발 닦이고, 밤 바르고, 미스트도 뿌려주고. 양치, 귀청소, 그루밍, 마사지까지 해 주는 걸로 하루가 마무리돼죠.

 

조권은 가가와 비버를 부를 때 "가가, 이리 오세요" "비버, 여기 보세요" 등 존어를 사용했다

 

노: 그걸 다 매일 해 주는 건가요?

 

네. 매일 해요. 다 해도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면 끝나요.

 

사실 아이들에게 너무 많이 위로를 받는데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힘들 때 사람보다 더 잘 알아보는 게 얘네들이에요. 눈물을 핥아주고 옆에 누워 주고.

 

가끔은 정말 '너희라는 생명체가 대체 뭘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인간에게 있어 정말 좋은 친구 같아요.

 

# 챕터 3. "유기견 관심 당연, 난 반려인이니까"

 

조권의 말처럼 가가와 비버의 모델로서의 능력은 "타고난 것"처럼 보였다

 

노: 막내로 입양한 '페리'는 유기견이었다고요?

 

페리는 제가 다니던 동물병원에 버려진 유기견이었어요. 견주가 외국인이었는데 병원을 몇 번 방문하다가 연락이 안 돼 수소문해 보니 고국으로 돌아갔다는 거예요.

 

가가, 비버와 같은 종이라 눈길이 갔고 사연을 듣고 마음이 쓰였어요. 감사하게도 평소 저를 잘 아는 병원에서 제게 입양을 권유하면서 페리는 본가에서 살게 됐어요.

 

페리는 사람만 보면 어깨 높이까지 높이 점프를 해요. 그게 한 번 버림받은 아이들이 자기를 버리지 말라며 하는 행동이라고 하더라고요.

 

노: 올초 유기견 겨울나기를 위한 '따뜻하개' 펀딩에 동참한 것도 페리의 영향이었나요?

 

페리를 입양하며 유기견에 더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좋은 취지의 프로젝트라 합류하게 됐어요. 저와 반려견의 이야기를 3회 연재했고 모인 돈으로 경기 파주 유기견센터에 사료, 이불 등을 기부했어요.

 

다음에도 기회가 닿으면 나서고 싶어요.

 

평소 서로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는 조권과 반려견들

 

노: 평소에도 반려동물 이슈에 관심이 많은지.

 

강아지 공장이나 학대 등을 눈여겨 보게 돼요. 반려인이라면 당연한 관심인 것 같아요. 안타까운 일을 보면 부들부들 떨기도 하고 제 SNS에 소견을 쓰기도 하고요.

 

따뜻하개 프로젝트도 그렇고 이번 인터뷰도 듣자마자 한다고 했거든요. 반려인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목소리를 내고 싶어요.

 

노트펫이 조권과 반려견을 위해 준비한 일러스트 선물

 

/ 송은하 기자 scallion@inbnet.co.kr 사진 조이뉴스24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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