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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레어 와일드 캣' 서발의 새 사냥

[노트펫] 서발(Serval), 스라소니(Lynx), 카라칼(Caracal) 같은 중간 크기의 고양잇과동물들을 ‘희귀한 야생고양이’라는 뜻을 가진 레어 와일드 캣(Rare wild cat)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어감에서 느껴지듯이 공식 과학용어가 아니다. 일부 영어권 고양잇과동물 매니아들이 만든 비공식 용어일 뿐이다.

 

레어 와일드 캣이라는 매력적인 이름을 가진 고양잇과동물들은 사자, 호랑이, 표범, 재규어 같이 표범속(Panthera) 빅 캣(big cat)들에 비해서는 체구가 왜소하다.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고양이들의 능력을 얕보아서는 안 된다. 결코 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코리안 숏 헤어(Korean short hair)들의 체중은 3~4kg 정도다. 하지만 이들은 어지간한 개보다 강한 싸움능력을 가지고 있다. 레어 와일드 캣은 체중이 10~20kg나 된다. 길고양이보다 3~6배나 되는 거구다.

 

성인 남성보다 체구가 큰 빅 캣에 비하면 작을 뿐이지만, 결코 체구 자체가 작은 것은 아니다. 이를 개로 비교하면 중형견 정도 된다. 작은 개체들은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 정도이며, 큰 개체는 진돗개보다 크다.

 

서발이 도약하여 갓 땅에서 날아오른 크레스티드 프랭컬린(Crested Francolin)을 사냥하고 있다,(박제) 2018년 3월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

 

레어 와일드 캣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서발이다. 서발은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산다. 어중간한 크기의 포식자인 서발은 덩치의 제약 때문에 대형 사슴이나 물소 같은 큰 사냥감은 꿈도 꾸지 않는다. 다만 생존을 위해서 작은 크기의 동물은 가리지 않고 사냥해서 먹는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체구가 작은 야생 고양이의 주된 사냥감은 쥐, 다람쥐 같은 설치류(Rodents, 齧齒類)다. 서발도 같다. 하지만 서발은 자신의 독특한 신체구조를 바탕으로 특정 종류의 동물들도 즐겨 사냥하며 영양을 보충한다.

 

비밀은 서발의 긴 다리에 있다. 서발은 고양잇과동물 중에서 신체 대비 다리 비율이 가장 크다. 서발은 긴 다리를 이용한 도약(leap, 跳躍) 능력이 뛰어나다. 별다른 도움닫기 없이 2~3m 정도 점프할 수 있다. 서발이 그리 크지 않은 체구의 소유자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서발의 긴 다리는 서발을 멀리뛰기의 달인 수준으로 만들어주었다.

 

서발이 설치류 못지않게 즐기는 사냥감은 새다. 새들은 대부분의 먹이활동을 지상에서 한다. 새가 조심해야 하는 시기는 땅에서 먹이를 먹을 때와 지상에서 하늘로 갓 도약했을 때다.

 

날랜 사냥꾼 서발도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서발이 좋아하는 새 사냥 타이밍은 새가 날갯짓을 하고 땅에서 갓 하늘에 오른 상태다. 이때 새의 높이는 지상에서 2~3미터에 불과하다. 서발이 점프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높이다. 서발은 자신의 긴 다리를 이용하여 최대한 높이 도약한다. 그리고 새의 날개나 다리를 덥석 물어 버린다.

 

새는 중형견 무게를 가진 서발을 달고 하늘을 날 수는 없다. 서발의 체중은 자신이 비행을 하는데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서발은 턱의 힘과 체중을 이용하여 새를 땅으로 끌어내린다. 새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 게임은 서발의 승리로 사실상 끝난다.

 

독수리(Vulture)나 수리(Eagle) 같은 날카로운 부리와 억센 발톱을 가진 맹금류(猛禽類)라고 해도 땅에서 서발을 이기기는 어렵다. 상대는 목덜미 같은 먹잇감의 급소를 무는데 능한 진돗개 크기의 고양잇과동물이기 때문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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