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뉴스 > 칼럼 > 칼럼

[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반려동물과 인간의 건강

 

[노트펫]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은 보호자에게 도움이 될까요? 분명 많은 보호자분들께서 그렇다고 응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단지 자신과 함께 삶의 일부를 나누는 존재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렇다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은 '인간의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이 질문은 대답하기에 조금... 아니 사실은 많이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건강상태나 주변 환경이 장기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의사와 과학자들이 통계적으로 평가해야만 올바른 결론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사실 건강이란 너무나 많은 요소와 기준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명쾌한 결론을 내기도 어렵습니다. 긍정적인 연구결과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정서적인 안정과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의 발병가능성을 낮추고, 평균적으로 더 많은 신체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면역반응의 강화 효과도 있다는 결론을 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연구결과들은 개물림 사고 등을 포함한 공중보건학적 위험의 증가, 털이 있는 동물의 반려 여부가 천식 및 알레르기 발병과 통계적인 연관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과 건강 사이에는 큰 연관이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경우도 있죠.

 

그런데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대부분 원래의 질문, 그러니까 (모든 일반적인 사람에 대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참고할 만한 근거가 될 수는 있겠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곧 건강에 도움이 된다 혹은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완전한 답변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들 대부분은 전체 인구가 아닌 특정한 집단이나 특정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상대로 반려동물과 건강의 요소에 대한 '상관관계'를 조사할 목적으로 수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건강이란 반려동물 이외에도 연령, 지역, 소득 등 굉장히 다양한 사회적 요인에 의한 영향을 받으며, 이 요인들 자체도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에 있다 보니 어떤 관점을 가지고 분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론이 도출될 수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연구를 해석할 때,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가상의 예를 들어 1000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에 물을 2리터씩 먹는 사람들이 통계적으로 더 건강하다는 연구가 있다고 하죠. 그렇다면 하루에 섭취한 물 2리터가 정말로 건강에 도움이 된 것일까요?

 

아니면 반대로, 원래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 하루에 물을 2리터씩 먹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혹은 '하루에 물을 2리터씩 먹는다'는 것과 '건강하다'는 요소는 '까마귀가 날아간다' 와 '배가 떨어진다'는 요소처럼 우연의 일치일 뿐일까요?

 

세 가지 모두 가능성이 있고, 그 연구결과만으로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생활환경과 유전자가 동일한 사람들을 모집해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한 그룹은 매일 물을 2리터씩 먹게 하고 다른 그룹은 1리터씩만 먹게 하는 실험을 설계해 어느 그룹이 더 건강해지는지 연구해보기 전까지는 말이죠. (하지만 그런 실험이 가능할까요?)

 

이와 비슷하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정신질환의 유병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도, 반려동물이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되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털이 있는 동물을 반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알러지 유병률이 높다고 해도 똑같은 이유로 '알러지는 반려동물 때문이다'고 무작정 결론내릴 수도 없지요.

 

즉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불안장애의 유병율이 낮은가? 혹은 천식이나 알러지의 유병율이 높은가? 라는 단면적이고 범위가 좁은 질문에는 통계적으로 '그렇다'는 답변을 제시할 순 있지만, '그렇다면 모든 사람에 대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건강에 좋은가/ 혹은 나쁜가'에 대한 답변이 되기에는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뜻입니다.

 

압도적인 반려동물 숫자와 수준높은 연구역량을 자랑하는 미국에서도, 대규모 센서스 데이터와 로지스틱 회귀분석 등 고도의 통계기법을 동원해 성별, 나이, 소득 등 반려동물 동거 여부 만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통제한 상태에서 반려동물과 인간 건강의 관계를 기초 분석한 연구가 발표된 것은 2017년도였습니다.

 

그러니 처음으로 돌아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이 인간의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라는 질문을 다시 생각해본다면 과학적으로 명쾌한 정답은 없다고 할 것입니다.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고, 앞으로 밝혀져야 할 부분도 있다고나 할까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목록

회원 댓글 0건

  • 비글
  • 불테리어
  • 오렌지냥이
  • 프렌치불독
코멘트 작성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욕설 및 악플은 사전동의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스티커댓글

[0/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