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뉴스 > 칼럼 > 칼럼

[고양이와 그 친척들] 그루밍, 고양이의 찐사랑 표현!

고양이 그루밍이 가진 의미

 

 

[노트펫] 고양이는 위생적인 동물이다. 개와는 달리 고양이는 사람이 씻겨주지 않아도 항상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런 영롱한 고양이의 자태는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고양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셀프 그루밍(grooming)을 하기 때문이다.

 

그루밍은 원래 고양이가 아닌 말에 사용되던 용어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은 서민의 동물이 아니었다. 말은 키우기 위해서는 넓은 장소와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동물이다. 귀한 신분과 부를 상징하는 동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근대 유럽 기병의 경우, 전쟁이 나면 귀족들이 나라를 위해 선봉에 나섰다. 총탄이 빗발치는 적진을 돌파하는 역할은 주로 기병대가 맡았는데 그 주역은 귀족이었다.

 

총을 쏘는 보병을 훈련시키는 것은 한 달이면 충분하지만 기병 한 명을 양성하려면 몇 년의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말을 타야지 능숙한 기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기병은 지도층이 사회에 봉사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와도 관계 깊다.

 

관리를 잘 받은 말은 몸에서 광채가 난다. 대신 명마라고 해도 관리가 부실하면 볼품없어진다. 그래서 말을 키우는 사람들은 정성껏 말을 빗질하고 발톱을 손질한다. 이렇게 케어하면 말의 외모가 아름다워지는 것 이외에 말과 사람의 교감을 증진된다. 승마는 말과 사람이 같이 하는 스포츠다.

 

그러니 말과 사람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말을 키우거나 관리하는 사람이 그룸(groom)이며, 그룸이 말을 손질하는 행위를 그루밍이라고 한다.

 

ⓒ노트펫
고양이를 포함한 고양잇과동물들은 그루밍에 열심이다. 표범 같은 맹수는 그루밍을 통해 위생 관리, 긴장 해소 등의 효과는 물론 얼굴 주변에서 나는 피 냄새를 없앨 수 있다. 이는 다음 사냥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2013년 어린이대공원에서 촬영

 

다시 고양이로 돌아온다. 고양이는 스스로 그루밍을 능숙하게 한다. 자신의 어미에게 배우지 않아도 선천적으로 그루밍하는 법을 안다. 고양이 혼자만 하는 그루밍은 고양이가 자신의 털에 묻은 불쾌한 것들을 스스로 제거하는 셀프케어(self-care)를 의미한다.

 

하지만 고양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다른 주인들은 고양이가 하는 셀프케어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빗을 들고 직접 나선다. 그러면 넓은 의미에서의 고양이 그루밍이 된다. 고양이의 털에 빗질을 하면 이물질과 함께 필요 없는 털도 빠져나오게 된다.

 

고양이가 아닌 개를 키우는 경우에도 이렇게 매일 빗질을 하는 것은 좋다. 주인이 함께 하는 고양이 그루밍을 하면 헤어볼(hair ball)을 뱉는 행동도 줄어들게 된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인풋(뱃속으로 들어가는 잔털)이 없으니 아웃풋(헤어볼)이 없는 셈이 된다.

 

주인이 직접 그루밍을 하면 고양이는 자신이 주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랑을 받으면 누구나 행복해진다.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도 친절하게 그루밍을 시켜준다. 어미가 새끼들에게 하는 것은 외에도 서로 친한 경우 그렇게 한다. 고양이의 얼굴은 셀프케어 하기에 한계가 있다. 혓바닥이 닿지 않기 때문이다. 셀프케어를 하는 경우, 자신의 앞발에 침을 묻혀 닦는 정도일 뿐이다.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를 그루밍시켜줄 때는 주로 얼굴에 노력이 집중된다.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다묘 가정의 경우, 고양이끼리 싸운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다가 서로 핥는 것을 본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사이가 좋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목록

회원 댓글 0건

  • 비글
  • 불테리어
  • 오렌지냥이
  • 프렌치불독
코멘트 작성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욕설 및 악플은 사전동의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스티커댓글

[0/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