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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후각은 고양이에게 세상을 보는 첫 창

 

[노트펫] 갓 태어난 모든 동물들은 연약하기 짝이 없다. 바람이 불면 저 멀리 날아갈 것 같은 보잘 것 없는 존재다. 그렇지만 새끼들의 적응 시간은 동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대자연의 법칙상 초식동물(herbivore)들은 많은 포식자(predator)들의 사냥감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갓 태어난 어린 새끼들은 사냥꾼들에게는 매우 손쉬운 사냥감이다. 그래서 초식동물들의 새끼들은 생후 몇 시간만 되어도 생존을 위해 어미와 같이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사슴이나 영양 같은 발굽동물(ungulate mammal)들의 새끼들이 생후 몇 시간이 흐르고 달리는 것을 보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초식동물들의 새끼들은 이렇게 태어나면서부터 생존을 위해 자신의 모든 감각기관을 완전히 작동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육식동물은 다르다. 육식동물의 새끼들은 대부분 꽤 긴 시간 동안 어미에게 전적으로 보호받게 된다. 갓 태어난 고양이의 경우, 생후 일주일 동안 앞을 보지도 못하고 심지어 들을 수도 없다. 눈과 귀라는 소중한 감각기관(sensory system)을 사용하지 않고 일주일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생존해야 한다.

 

그렇다고 어린 고양이에게 사용할 수 있는 감각기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에게도 태어나면서부터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감각기관도 있다. 냄새를 맡는 기관인 후각기관(olfactory system)이다. 코는 고양이에게 냄새로 세상을 관찰하고 인식하는 첫 창(window)인 셈이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양이 새끼라고 해도 생존에 필요한 사고(思考)는 한다. 그리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행동에 나선다. 그런 사고를 할 때 새끼 고양이의 후각기관은 판단에 중요한 정보를 뇌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어린 고양이에게 코는 생존에 필수적인 모든 것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새끼 고양이는 코로 파악한 모유(母乳)의 냄새를 잊지 않고 뇌에 기억해둔다. 그리고 이유(離乳)할 시기가 될 때까지 그 냄새에 이끌려 어미의 품을 떠나지 않는다. 이는 고양이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고양이는 생후 2개월 정도에 이유를 한다. 사진 속 새끼 고양이들도 이유할 시기가 된 것 같다. 2015년 11월 대전에서 촬영

 

 

새끼 고양이에게 어미는 세상 모든 존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다. 어미는 새끼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젖을 제공한다. 또한 안전하고 따뜻한 잠자리까지 제공한다. 그러므로 앞을 못보고 듣지도 못하는 새끼 고양이에게 어미와의 분리(分離)는 치명적인 위험이 된다.

 

만약 어미 고양이에게 사고라도 난다면 남아있는 새끼들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고양이 새끼들과 어미와의 유대(紐帶)는 코로 맡아서 뇌가 기억하는 냄새로 시작된다.

 

생후 일주일이 되면 고양이의 닫힌 눈과 귀가 열린다. 그러면 고양이는 보다 입체적으로 세상을 인식할 수 있다. 어미를 자신의 눈으로 보게 되고, 어미의 목소리를 귀로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고양이의 코가 눈이나 귀에 비해 먼저 작동하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이는 고양이를 만든 신에게 물어볼 영역 같다는 생각도 든다.

 

후각기능은 어린 고양이가 성묘(成猫)가 되어서도 고양이의 생존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된다는 것이다. 고양이는 시각도 사용하지만 후각에 보다 의존하여 사냥감을 찾는다. 번식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이성(異性)의 몸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를 통해 소중한 짝을 찾기도 한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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