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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원의 미국 야생동물] 순록 사체도 먹는 북극땅다람쥐

[노트펫] 추운 겨울이 되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후드(hood)가 달린 따뜻한 파커(parka)를 걸친다. 그런데 그 옷은 아시아인이나, 유럽인들이 만든 게 아니다. 파커의 원조는 북극권의 원주민인 이누이트(Innuit) 사람들이다.

 

그들은 물범이나 순록의 가죽을 사용하여 방한복인 파커를 만들어 입었다. 파커는 강추위는 물론 삭풍을 막는 방풍복의 용도로도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그런데 북극권에 속하는 일부 주민들은 파커를 만들 때 예상을 뛰어넘는 동물의 털가죽을 사용하여 만들기도 한다. 북극권인 알류산제도(Aleutian Islands)의 섬 대부분은 미국령인 알래스카에 속한다.

 

그곳 주민들은 북극땅다람쥐(Arctic Ground Squirrel)라는 동물을 사냥하여 그 모피(pelt)로 파카를 만든다. 그래서 그들은 북극땅다람쥐를 파커를 만드는 땅다람쥐라는 뜻의 파커땅다람쥐(Parka Ground Squirrel)라고 부른다.

 

그런데 체구가 작은 땅다람쥐를 얼마나 많아야지 파커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생긴다. 하지만 북극땅다람쥐는 다른 지역의 땅다람쥐들과는 체구 자체가 다르다.

 

일반적인 땅다람쥐들은 성인 남성의 주먹보다 큰 정도에 불과하지만, 북극땅다람쥐는 체장 39cm, 체중 700g나 된다. 체구만 놓고 보면 땅다람쥐보다는 토끼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북극땅다람쥐(박제). 2018년 8월 댈라스 페로자연사박물관에서 촬영.

 

북극땅다람쥐는 겨울잠을 잔다. 그래서 겨울잠에 대비한 준비를 생존 차원에서 당연히 많이 한다. 심지어 이듬해 봄에 일어나서 먹을 식량까지 비축해 놓는다.

 

이는 식물이 자라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북극권의 척박한 기후 사정을 고려한 사전 준비다. 그래도 북극땅다람쥐의 부지런한 준비성에 감탄을 금하기 어렵다.

 

북극권은 따뜻한 지역에 비해 먹을 것이 많지 않다. 그래서 그곳의 동물들은 이것저것 가려서 먹을 정도로 여유롭지 않다. 이는 북극땅다람쥐도 마찬가지다,

 

북극땅다람쥐의 주식은 식물성 먹이들이다. 북극땅다람쥐는 나무에서 생산되는 거의 대부분을 먹을 수 있다. 나무 열매는 물론 비교적 연한 순과 잎, 줄기, 뿌리, 잎, 꽃, 꽃송이 등을 먹어치운다.

 

단백질 성분도 좋아하는 북극땅다람쥐에게 곤충은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또한 사냥의 수고가 필요 없는 사체(carcass) 처리도 이 동물에게는 즐거운 일이다.

 

북극땅다람쥐들이 사는 북극권에서 발견되는 사체는 생쥐(mouse), 눈덧신토끼(snowshoe hare) 같은 설치류들의 것이다. 하지만 순록(caribou) 같은 대형 발굽동물의 사체도 나오기도 한다. 그런 날은 북극땅다람쥐에게 잔칫날이나 마찬가지다.

 

북극권의 대표적인 발굽동물 순록(박제). 이렇게 덩치 큰 동물도 죽으면, 작은 체구의 북극땅다람쥐의 식사꺼리가 된다. 2018년 8월 댈라스 페로자연사박물관 촬영.

 

먹을 것이 부족한 북극권의 특성상 북극땅다람쥐들은 다양한 포식동물의 먹잇감이 되곤 한다. 하늘에는 각종 맹금류들이, 지상에는 북극늑대, 울버린, 북극여우, 스라소니 등이 북극땅다람쥐를 노리는 대표적인 포식자들이다.

 

하지만 북극땅다람쥐에게는 효과적인 천적 대응방법이 있다. 사회적동물인 북극땅다람쥐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다른 종류의 경고방송을 하여 위험을 주변 동료에게 알려 위험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렇게 북극땅다람쥐들은 더불어 같이 생존하기 위한 삶의 지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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