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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 안내견에 비키라 요구한 남성..'몇 초도 못참나'

시각장애인 아미트 파텔과 안내견 키카.

 

[노트펫] 영국에서 한 승객이 런던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에서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에게 옆으로 비켜서라고 요구해 공분을 샀다고 영국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가 지난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각장애인 아미트 파텔은 지난 6일 지하철 런던브리지 역내 에스컬레이터에 안내견 ‘키카’와 나란히 서있었다. 에스컬레이터가 길어서 런던교통국(TfL) 직원의 안내를 받아서 내려가던 중이었다.

 

그때 뒤에서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내려오던 중년의 한 승객이 파텔에게 진로를 방해한다고 짜증을 내며, 오른쪽으로 비켜서라고 말했다. 그 승객과 TfL 직원 사이에 벌어진 실랑이가 키카의 고프로 카메라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트위터 동영상 캡처 화면]

 

영상에서 그 승객은 “오른쪽으로 비켜줄 수 있어요?”라고 물었고, TfL 직원은 “1초만 주세요.”라고 말하며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시각장애인은 난간과 안내견에게 의지해서 균형을 잡고 있어야 안전하기 때문에, 비켜서 달라는 요구는 위험하고 무례한 행동에 속한다. 안내견 역시 계단참에 가만히 엎드려 있도록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승객은 “나는 지나가고 싶어요.”라며 계속 채근했다. 그러자 직원도 언성을 높이며 “그가 어디로 가라는 겁니까?”라고 반문했고, 파텔도 “나는 비켜설 수 없어요. 미안합니다. 얘는 안내견이에요.”라고 사과했다.

 

그러자 승객은 “나도 알아요!”라면서도 파텔에게 난간을 놓고 자신이 지나갈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채근했다. 그러자 직원은 파텔이 난간을 잡고 있어야 한다며 작은 배려를 해달라고 그 승객에게 거듭 부탁했다. 파텔도 거듭 사과했다.

 

직원은 기다려주는 시간이 “당신 인생에서 2초에 불과합니다!”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승객은 “내가 배려심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변명했지만, 다른 승객이 “당신은 매우 인정머리 없었어요.”라고 비난했다.

 

결국 실랑이 끝에 에스컬레이터를 다 내려왔다. 파텔은 실랑이 하루 뒤에 키카의 트위터에 이 영상을 올리고, "에스컬레이터에서 안내견을 만나면, 뒤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 영상은 조회수 27만건, ‘좋아요’ 1만회, 7000건 가까운 리트윗을 기록했다.

 

한편 파텔은 응급의학과 의사 출신으로, 5년 전 원추각막 안질환으로 시력을 잃었다. 안내견 키카의 도움으로 대중교통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시각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을 홍보해왔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5%만이 자동계단 탑승을 도울 수 있는데, 키카가 바로 그 5% 안에 든다. 파텔은 키카에게 고프로를 달고 장애인이 일상에서 당하는 차별을 고발하고,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을 차별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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