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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다냥" 여고생이 지어준 '1묘 1주택'

고딩 집사가 선물한 집이 마음에 드는지 냥이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

 

[노트펫]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꽤 쌀쌀해졌다. 길거리 생활을 하는 길고양이가 한껏 움츠러드는 계절이 왔다.

 

추위를 피할 만한 집이 없는 길고양이을 위해 '1묘 1주택'을 지어주는 여고생이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정성이 깃든 것으로, 고양이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종이박스로 지어진 집이다.

 

경남 밀양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생 임성지 양.

 

성지 양은 지난해 겨울부터 동네 길고양이 열 마리에게 밥을 주며 마음을 쓰고 있다.

 

"소문 듣고 왔다냥, 여기 급식 맛이 괜찮다며"

 

지난해 겨울부터 동네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는 성지 양

 

성지 양은 "어느 날 아주 작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저희 집 대문 쪽에서 울고 있길래 간식을 몇 개 사서 주게 됐어요. 그때부터 한 마리씩 모이더니 벌써 열 마리로 늘었네요"라고 말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성지 양은 등교 전에 한 번, 하교 후에 한 번 하루 2번씩 길고양이에 밥을 주게 됐다.

 

돌보는 고양이 전부에게 이름을 붙여주진 못했지만, 경계심이 없는 네 마리는 '점박이', '집착이', '누렁이', '까망이'로 부르고 있다.

 

최근 감자칩을 사고 박스가 생긴 성지 양은 길냥이들이 먼저 떠올랐다. 녀석들이 좋아할 만한 꽤 쓸 만한 종이박스였기 때문이다.

 

성지 양은 "박스 세 개를 잇고 하나 하나에 입구를 만들어 놓아줬더니 애들이 정말 엄청 좋아하더라고요"라고 고양이들의 반응을 전했다.

 

한 마리가 박스 하나에 자리를 잡기도 하고 여러 마리가 들어가 장난을 치는 모습에 성지 양 역시 뿌듯함을 느끼는 중이다.

 

"오늘도 박스 들고 왔냥? 일 한번 야무지게 한다냥"

 

"애들이 좋아해서 박스가 생길 때마다 하나씩 만들어주고 있어요. 근데 아무래도 박스라서 고양이들이 긁고 하면 금방 허물어져서 자주 만들어줘야 할 것 같아요."

 

종이박스 주택과 함께 성지 양이 길냥이들을 위해 준비한 월동준비는 또 있다.

 

성지 양은 친구들과 주변 지인들에게 못 쓰는 목도리나 겨울옷, 담요 등 겨울용품을 받아 하나둘씩 모으는 중이다.

 

주변에서 겨울용품을 받아 길냥이 월동준비 중인 성지 양

 

"제가 아직 학생이라 돈이 많이 드는 건 고양이들에게 못 해주지만 박스 안에 이런 걸 넣어주면 따뜻할 것 같아서 모았어요."

 

그러면서 성지 양은 "대단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하는 것뿐이에요"라고 부끄러워했다.

 

성지 양의 이 따뜻한 마음이 길냥이들의 겨울 온도를 1℃ 높여줄 것이다. 

송은하 기자 scallion@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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