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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입양 전에 생각해야 하는 파양 사유

이 고양이 왜 이렇게 커져요?

 

 

지난 늦봄, 한 캣맘의 집 앞 현관에 길고양이가 새끼를 다섯 마리나 낳았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이웃들의 민원에 협박까지 이어지며 캣맘이 새끼 고양이를 모두 구조하기로 했지만, 이미 집에서 여러 마리를 키우고 있는 터라 입양을 보내야 했다.

 

바로 입양을 간 운 좋은 경우도 있고, 임보처를 거쳐 겨우겨우 입양을 가기도 했다.

 

그중 치즈고양이 한 마리가 두 번 입양을 갔다가 파양되어 임보처로 돌아왔다. 처음 한 번은 ‘고양이가 숨어만 있고 사람 손을 안 탄다’는 이유였다.

 

그때 겨우 생후 두어 달 된 아기 고양이였고, 형제들에 비해 특별히 더 소심한 성격이기는 했다. 하지만 캣맘 집으로 구조되고, 임보처로 옮겨지고, 다시 입양을 가기까지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번의 환경 변화가 있었으니 어찌 보면 의기소침한 것도 당연했다.

 

두 번째로 입양된 집에서는 얼마 안 되어 당혹스러운 연락이 날아왔다.

 

“고양이가 왜 이렇게 커져요?”

 

그때 그 아기 고양이의 체중이 2~3kg 남짓이었다. 결국 얼마 안 되어 다시 파양되었다. 입양 가기 전에 물론 가정에도 방문하고 많은 대화도 나누었지만 막상 고양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두 번의 파양을 거듭하는 와중에 3개월가량의 시간이 지났다. 고양이의 아까운 시간과 상처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파양은 고양이의 잘못이 아니다. 고양이의 습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입양하는 것이 문제다.

 

나는 고양이를 키울 수 있을까

 

 

고양이를 입양했다가 파양하는 이유는 아주 다양하다.

 

고양이가 자꾸 울어서, 발톱으로 가구를 긁어서, 사람에게 다정하게 굴지 않아서, 화장실 냄새가 나서, 털이 너무 빠져서, 배변을 못 가려서, 병원비가 많이 나와서…….

 

그런데 사실 이 모든 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집사들이 겪었거나 혹은 겪고 있는 문제들이다. 즉,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이미 감당하겠다는 결심이 서 있어야만 한다.

 

고양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고양이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해답이 나온다.

 

고양이는 독립적이라 혼자서도 잘 지내니까,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손이 덜 가니까, 그런 생각으로 고양이를 입양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고양이도 강아지와는 다른 영역의 손길이 또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입양하기 전에, 수많은 파양 케이스 역시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고양이가 어떤 습성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하면 고양이와 친해질 수 있는지 먼저 공부해야 한다.

 

특히 어린 고양이는 사람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고양이는 알아서 배변을 가리는 동물이라던데 아무데나 오줌을 싼다면, 대부분 고양이가 아니라 환경에 문제가 있다.

 

발톱으로 가구를 긁거나 털이 엄청나게 빠지는 문제는, 약간의 해결책은 있겠지만 어느 정도 감수하고 산다고 생각하는 게 낫다.

 

여러 가지 문제에 기꺼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결국 고양이를 입양한 걸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생명체라서, 결코 사람이 원하는 대로만 움직이지 않으니 말이다.

박은지 객원기자sogon_ab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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