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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집사가 나 혼냈쪄. 쓰다듬어죠"

이 고양이 심상치가 않다.

 

이불 속에서 고개를 푹 파묻은 것하며, 구슬픈 울음소리, 게다가 귀까지 내려 접었다.

 

"나 삐쳤다냥, 너님과 말 안 할 거다냥." 집사에게 온몸으로 이 말을 전하듯 단단히 삐친 모습이다.

 

 

동영상 속 토라진 고양이는 집사 이상원 씨가 모시고 있는 5살 된 고양이 '호야'.

 

길에 버려져 있었지만, 호랑이처럼 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지은 이름이었다.

 

집사의 바람대로 튼튼하게 성묘가 된 호야. 그런데 이날은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았던 걸까.

 

"그날 호야가 뭔가 불만이 있는지 막 빨아서 걷어둔 이불에 오줌을 싸서 제가 '이놈시키' 하면서 혼을 냈어요. 그랬더니 기가 죽어 있다가 언니가 오니까 쓰다듬어 달라고 옆에 누워 저러고 있는 거예요."

 

상원 씨는 기가 막혔다.

 

호야는 상원 씨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언니 곁에 눕더니 쓰다듬어 달라고 울었다. 잠시라도 언니가 손을 멈추면 더 만지라며 '애옹' 하면서 울기까지.

 

평소 도도한 성격에 이렇게 삐친 적은 처음이었기에 상원 씨는 호야가 언제 이 자세를 풀지 궁금했다.

 

그래서 계속 호야를 보고 있었다.

 


한 20여분이나 흘렀을까. 호야는 아무일로 없었다는 듯 고개를 슥 들더니 당당한 걸음으로 걸어나갔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간식 박스 앞.

 

상원 씨는 "너무도 당연하게 냥냥 울더라고요. 마치 이거(간식) 주면 화 풀겠다는 것처럼 들리더라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집사가 어찌 고양이를 이길 수 있을까. 상원 씨는 그 당당한 요구를 받들어 호야를 포함한 다른 고양이들에게까지 극진한 간식을 대접했다는 후문이다.

 

송은하 기자 scallion@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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