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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가 희동이를, 희동이가 저를 바꿔 놓았죠"

반려견 위한 허브 사용법 안내하는 국제 허벌리스트 김하린 씨

 

 

5일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 문을 열자 새콤하고 향긋한 허브향이 진동했다. 연일 미세먼지로 매캐한 바깥과는 딴세상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국제 허벌리스트(herbalist) 김하린 씨(35)도 허브를 만나며 딴세상에 들어온 사람이다.

 

"희동이(반려견)가 저를 허브의 세계로 이끌었죠"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로즈마리와 로즈힙, 세이지로 우린 허브차와 비숑 희동이도 함께한 자리였다.


희동이 견주에서 반려견 전문 허벌리스트로

 

허벌리스트.

 

허벌리스트는 인체에 유용한 식물인 허브의 유효 성분(phyto-chemicals)과 효능(phyto-action)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전문가를 일컫는다.

 

우리에겐 '아로마세라피'가 친숙한 개념이지만, 허벌리스트는 향을 이용하는 아로마세라피스트와는 달리 맛, 컬러 등 허브의 모든 유효 성분을 다룬다는 점에서 더 포괄적이다.

 

김 씨는 "허브라고 하면 흔히 로즈마리, 페퍼민트만을 떠올리지만, 마늘·양파도 허브의 한 종류예요. 인삼은 해외에서 '코리안 메디컬 허브'라고 표기해요"라며 "유효 성분이 있는 모든 식물이 허브"라고 말했다.

 

김 씨가 스스로를 '국제' 허벌리스트라 소개한 이유는 그가 뉴질랜드 기관인 '다이노퓨처'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유일의 허벌리스트 교육 기관인 한국다이너퓨처에서 과정을 이수했다.

 

 

김 씨가 처음 허브에 관심을 갖은 건 4년 전이다. 생후 3개월 된 희동이가 아토피 체질이라는 진단을 받으면서부터다.

 

"희동이는 아기 때부터 굉장히 알레르기와 아토피가 심했어요. 피부가 붉게 뒤집어지고 간지러우니 애는 자꾸 긁고. 봄이나 여름에는 더했죠. 목욕도 쉽게 시킬 수가 없었어요. 시중에 파는 좋다는 샴푸는 안 써 본 게 없을 정도였지만 맞는 걸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써 본 천연샴푸가 효과가 있자, 김 씨는 직접 천연비누를 만드는 법을 배웠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때부터 김 씨는 천연 성분인 허브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제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인터넷뿐인데, 보는 데마다 말이 달랐어요. 그걸 가려낼 수 있는 식견도 부족해 답답해서 전문적으로 배울 곳을 찾게 된 거죠."

 

그렇게 허브는 김 씨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지난해 국제 허벌리스트 자격증을 취득한 김 씨는 희동이처럼 고생하는 반려견과 견주들을 위해 '허브 알리미'가 되기로 결심했다.

 

현재 국내 150여 명의 허벌리스트는 주로 요리, 미용, 화장품, 의료 등에서 활동 중이다. 김 씨처럼 반려동물 분야로 진출한 허벌리스트는 손에 꼽힌다.

 

치료는 수의사에게, 허벌리스트는 '건강 관리' 

 

김 씨가 허벌리스트가 되면서 희동이의 삶도 꽤 달라졌다. 피부 질환은 관리가 가능해졌고, 소화력이 약한 체질도 개선됐다.

 

"희동이가 소화를 못 시켜 갑자기 구토를 할 때 페퍼민트차를 마시고 진정된 적이 있어요. 그 후로 희동이는 구토를 하고 비슷한 증상이 있을 때 식탁에 와 딱 앉아요. 차를 내려 달라고요."

 

김 씨는 이 일화를 소개하면서 '반려견이 구토하면 페퍼민트차를 준다'는 식으로 일반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려견의 체질과 증상은 개체마다 다를 수 있고, 반려견의 건강과 허브에 대해 잘 안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한 번은 견주가 찾아와 반려견 습진에 좋은 허브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해 준 적이 있는데, 증세가 심해지고 보니 모낭충으로 밝혀진 적도 있었다고.

 

그러면서 허브는 반려견 '치료'가 아닌 '건강 관리'에 쓰는 게 맞다고도 말했다.

 

또 반려견에게 좋은 허브는 사람에게도 좋지만, 사람에게 좋은 허브가 반려견에게 좋은 건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파 같은 허브는 반려견에게 쓸 수 없는 허브고요. 독성이 있는 것도 안 되고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국화과(카모마일 등)는 반려견 체질을 보고 써야죠."

 

 

요즘 그는 '허브로 만드는 반려견 샴푸'를 주제로 원데이클래스를 열고 있다.

 

진하게 우린 허브물과 가장 약한 계면활성제로 알려진 '애플워시'를 재료로 사용한다. 보존제가 들어가지 않는 만큼 반려견 목욕 전에 1회분씩 만들어야 해서 번거롭지만 수강생들의 반응은 좋다.

 

"1~2회분(9~10kg 기준)의 샴푸를 만드는 데 1~2만 원 정도 드는데요. 최상의 원료를 쓰고 화학제품이 들어가지 않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올해 말 김 씨는 자신의 아뜰리에를 열 계획이다.

 

그는 "더 많은 반려견과 견주분들이 편하게 소통하고 허브를 나누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송은하 기자scallion@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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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댓글 1건

  •   2017/04/06 15:54:59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견들에게도 자연의 혜택을 돌려주는 허브케어 진짜 좋을꺼 같아요^^ 그런데 기자님 찾아보니 원데이클래스는 아직 개강전인데 기사내용이 좀 홍보스럽네요.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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