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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꽃처녀의 강아지 둘·고양이 하나 데리고 살집 구하기

 

오는 18일 드디어 언니와 살 집으로 이사한다.

 

지난달 이사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함께 살고 있는 개 2마리와 고양이 1녀석 때문에 20일 가까이 늦춰졌다. 

 

올해 21살인 나. 부모님께서 "이제 직장도 구했으니 너희들끼리 살아라"하시는 엄명에 언니와 그리고, 이 세 마리 녀석들과 살 집을 구해야 할 처지가 됐다.

 

사실 부모님은 이참에 아버지 직장 근처로 이사키로 했다.

 

어떻게 집을 구해야 하나. 반려동물 가능 여부가 부동산 앱에 표시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나는 즉시 앱을 열고 강아지와 고양이를 데리고 살 수 있는 집을 찾기 시작했다.

 

반려동물 동반 조건 만을 넣는 것으로도 그 많았던 집들이 순식간에 홀쭉해졌다. '그래도 있는게 어디람'하면서 매물에 기재된 부동산에 연락했다.

 

첫째집은 언니와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패스했다. 두번째 집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개와 고양이가 말썽이었다.

 

사실 첫째집에 찾아갔을 때 개 한 마리만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주인과 만나는 과정에서 언젠가는 들통날 것이 뻔해 3마리를 키운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로 했었다.

 

이 집주인은 키우는 것은 괜찮다고 하면서도 계약서에 개고양이 특약을 넣자고 했다. "개와 고양이가 많이 짖어서 주민들 항의가 들어오면 퇴실한다"는 내용이었다. 

 

특약은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자신이 있었지만 주인이 특약 외에도 꼬치꼬치 캐묻고 구두로 요구하는 것 때문에 결국 계약 파기로 이어졌다.

 

"대형견 아니냐" "외출할 때는 거실에 나오게 해서는 안되고 방에만 넣어둬야 한다" 등등. 주인도 짖는 것이 주변 민원에 시달릴까 상당히 거슬렸던 모양이다.

 

내 입장에서도 입주한 뒤 계속 주인이 뭐라뭐라 할 것같은 짜증이 났다. 결국 쌍방 합의로 없던 일로 다른 집으로 넘어갔다.

 

추가로 본 집에서도 고난은 계속됐다. 두번째 집에서 얻은 트라우마(?) 비슷한 것이 작용해서일까.

 

세번째 집은 그저 그랬다. 네번째 집은 이웃집과 현관이 너무 가깝고 2층이라 사람들 왕래가 잦았다. 우리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녀석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짖을게 뻔했다.

 

다섯째 집 역시 복도식이라 사람들 다니는 소리에 뻔한 미래가 떠올랐다. 여섯째 집에서는 이웃에 아기가 살고 있었다. 아기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짖기도 하는 우리 강쥐들을 생각하면 차마 도장을 찍을 수 없었다.

 

그렇게 보고 본 게 여덟번째 집이자 18일 이사갈 집이다. 이 집은 다가구 주택 3층으로 맨 꼭대기다. 일단 사람들이 집앞을 지나다닐 일이 적다.

 

옆집과 현관도 좀 떨어져 있고, 옆집에 사는 노부부들은 우리와 출근을 비슷한 시간에 하고 낮에는 집에는 안 계시는 분들이라 이웃에 민폐도 덜할 것같다. 게다가 집주인 역시 개를 키우는 듯한 눈치다.

 

이 집주인은 개는 물론이고 여자 둘에 고양이가 산다며 이전에 없던 방범창을 새로 달아주기까지 했다. 벽지나 바닥을 긁어서 훼손시키지만 말아달라는 주문이다.

 

이 녀석들이 지금까지 해온 바로는 긁거나 뜯거나 해서 벽을 민낯으로 만들 일은 없을 것같다. 하지만 2년 뒤 이사하게 될 때 만약 그랬다면 충분히 배상을 하고 나갈 생각이다.

 

"망고, 알콩, 크림(고양이)! 엄마가 사료값 열심히 벌어올테니 우리 알콩달콩 잘 살아보장~"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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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댓글 3건

  •  민정희 2018/07/02 07:09:17

    답글 1

  •  민정희 2018/07/02 07:10:39
    아이들이랑 행복하시길요.......돈도 마니 버세요.......ㅋㅋ

    답글 1

  •   2019/09/19 03:46:48
    강아지 한마리와 고양이 5마리를 데리고 이사를 다니다보니 공감 이 되네요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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