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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에세이] 이유 없는 고양이 사냥

 

길 건너편의 고양이가 곤경에 처해 있었다.

 

교복 입은 소녀가 길을 가다 말고 신경질을 내며 검은 고양이를 쫓고 있는 것이었다.

 

고양이와 소녀는 적과 대치하는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차 한 대를 사이에 두고 반 바퀴를 뱅 돌았다.

 

마찬가지로 교복을 입은 소녀의 친구가 소녀를 말렸다.

 

"야, 그만 해. 네가 이겼어, 그냥 가자."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주춤거리던 소녀는 이내 친구를 따라 가던 길로 돌아갔다.

 

왜 쫓은 것일까, 영문 모를 사냥이었다.

 

이쪽 편의 고양이는 마음이 불편한 듯 내내 시선을 떼지 못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박은지 <흔들리지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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