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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까지 때려?' 가정폭력 피해 집뛰쳐나온 모녀

치와와 믹스견 커들스

 

반려견까지 건드리는 가정폭력을 피해 가출한 모녀가 살 곳이 없어 반려견과 생이별했다. 하지만 여전히 따뜻한 이웃이 있어 반려견과 새 출발하게 됐다고 반려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어린 딸을 둔 니콜(가명)은 남자친구와 동거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친구는 니콜을 때리기 시작했다. 니콜은 몇 년간 꾹 참았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니콜의 반려견 ‘커들스’를 때리는 방식으로 니콜을 괴롭히기 시작하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니콜은 치와와 믹스견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남자친구와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니콜은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개를 때리기 시작했어요. 나를 조종하고 싶으면 커들스를 붙잡곤 했죠. 나는 내 아이가 더 이상 그 모습을 보길 원치 않았어요.”

 

남자친구가 일하러 간 사이에 니콜은 쓰레기봉투에 옷을 챙겨 넣고, 어린 딸에게 집을 떠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다니던 학교도 그만두고, 모든 것을 남겨두고 떠날 거라고 설명했다.

 

니콜은 한 손에 커들스를 안고, 다른 손에 쓰레기 봉투를 들고, 어린 딸과 함께 집을 나왔다. 그리고 연신 주위를 살피며,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모녀와 치와와는 시외버스를 타고, 새 출발을 했다.

 

하지만 더 어려운 결정이 모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이 온타리오 주(州) 세인트 캐서린스 시(市)에 도착했을 때,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위한 보호소는 모녀는 되지만 반려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니콜 모녀는 거리를 떠돌던 강아지를 구조해, 5년간 가족처럼 함께 지냈기 때문에, 도저히 커들스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낯선 도시에서 그렇다고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니콜 모녀는 인근의 반려견 위탁시설에 커들스를 맡기고, 생이별 했다. 직원은 니콜 모녀가 매일 방문하면, 커들스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만류해서, 니콜 모녀는 지난 11월 21일 이후 커들스를 보지 못했다.

 

니콜은 “커들스가 거기서 엉망이 됐을 게 틀림없어요.”라며 가슴 아파했다. 니콜은 각오를 다지고, 커들스를 데려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행스럽게도 니콜은 이달 들어 새 아파트를 구했다. 모녀와 커들스는 내년 1월1일부터 이 아파트에서 함께 살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세 가족이 함께 하기엔 마지막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시설에 커들스를 맡기는 비용은 하루 23달러(약 2만7000원)로, 12월31일까지 계산하면 총 1000달러(119만원)에 달한다. 니콜은 아파트를 구하느라 가진 돈을 다 썼기 때문에, 커들스를 데려오려면 다시 돈을 모아야 했다.

 

시설 측은 니콜의 사정을 듣고, 청구서를 절반으로 할인해줬다. 500달러(60만원)도 여전히 감당할 수 없는 액수여서, 니콜 모녀와 커들스의 재회는 내년 이후로 미뤄질 상황이었다.

 

니콜의 사정이 전해진 직후 플로리다 주(州)에 사는 사람이 니콜에게 청구서 전액을 기부했다. 선한 이웃의 도움 덕분에 니콜 모녀는 새해부터 치와와와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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