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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아마 고양이의 거리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건너갈 때면, 마치 공기마저 뒤바뀌는 것처럼 생소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누군가에는 낯선 여행지인 곳도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공간일 것이다.

 

귀를 기울이면 어느 동네나 비슷한 행복과 비슷한 즐거움과 비슷한 울적함과 비슷한 다툼들이 있다.

 

어쨌건 어디에서나 사람들은 내내 부산한 감정들을 생산해내는 것이다.

 

 

소란스레 내뱉은 목소리들이 가라앉고 난 공기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사람의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이곳에서도 애초에는 다양한 생명들이 얽혀 지냈을 것을 추측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아마도 그들의 것이었던 길 위에서 사람들은 떠들썩한 소리와 냄새와 흔적을 쌓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때에도 그랬을 것처럼, 고양이들은 그들의 일상에 밀려들어온 여행자를 반기지도 밀쳐내지도 않는다.

 

- 길고양이 에세이 '흔들리지 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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