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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의 심쿵심쿵] 개와 고양이의 생식, 기적의 레시피인가

 

펫팸족이라는 신조어 생길 만큼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생각하며 최고로 좋은 걸 골라 먹이고 재우고 입히는 보호자들이 많아졌다.

 

그 중에서도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 간식 하나를 고를 때도 까다롭게 성분 표시, 원산지 등을 꼼꼼하게 살피곤 한다.

 

과거부터 몇 차례 반려동물 사료에 곰팡이 독소, 멜라민 파동 등으로 문제가 발생해 수많은 반려동물의 건강과 목숨까지도 위협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최근에는 ‘홀리스틱’, ‘유기농’ 등의 문구가 붙은 반려동물 먹거리가 흔해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사료를 만들어 먹이거나 생식을 먹여야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반려동물용 육류나 생식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쇼핑몰도 많아졌다.

 

방송에서 유명 훈련사가 반려견에게 생닭을 주는 장면이 나오면서 한동안 생닭 열풍이 불기도 했었다.

 

그레이하운드 같은 경주견이나, 허스키 등의 썰매견, 기타 사냥개 등 활동량이 많은 대형견들을 중심으로 단백질 보충을 위해 생고기를 급여하는 것은 과거부터 흔히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이것이 기적의 레시피처럼 인식되는 것이 문제이다.

 

생식 급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야생에서 사는 개, 고양이의 조상쯤 되는 동물들은 모두 생식을 하고 있다.

 

따라서 그것이 자연적인 것이고 조리 과정에서 중요영양소가 파괴되기 때문에 생식이 더 건강한 음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

 

생식의 주요 재료가 되는 고기에는 원재료, 가공 과정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날 것으로 섭취함으로써 감염될 수 있는 다양한 세균과 기생충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캠필로박터(campylobacter spp.)의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흔한 세균인데 특히 닭, 오리 등의 가금류의 중심부 온도는 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반려동물의 생식 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갈은 고기는 공정 과정이 더 많아 지기 때문에 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더 높다.

 

세균에 오염된 고기를 먹었다 해도 겉으로 증상이 안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생식을 준비하고 먹이는 과정에서 사람과 같은 주방을 쓰고, 세균 증식이 심한 변을 나오게 되면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호자도 세균에 노출되게 된다.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생식에 대한 맹신은 반려동물뿐 아니라 나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고기는 익혀서 먹이고, 식기류는 매번 설거지하고,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먹이는 것. 이러한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족 건강에 더 이로울 것 같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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