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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간 냥이, 로라] 우표도 붙이는 '고양이 우체국'

 

도쿄 신주쿠구에 매력적인 동네 카구라자카(神楽坂)가 있다. 프랑스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도쿄 속의 유럽이라 불리기도 한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작가 나쓰메 쇼세키(夏目漱石)가 만년을 보냈던 생가가 있고 메이지 시대의 작가들도 많이 머물렀던 동네로 '문호의 거리'다.

 

카구라자카는 메이지의 다음 다이쇼시대(大正時代)엔 번성했던 유흥가이기도 했다.

 

지금도 그 옛 정취가 골목마다 남아 있어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 온 듯한 분위기에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호젓해 보이는그 골목들엔 유명 레스토랑들이 숨어있다.

 

그런 분위기의 동네에 빈티지 풍의 작고 귀여운 '고양이 우체국'이 있다.

 

진짜 우체국일까가 먼저 궁금해 진다. 알고 보니 우체국은 아니라는데 우표를 붙여 우편함에 넣고 나오는 잡화점이란다.

 

 

주인 후쿠모토씨는 20년 가까이 가쿠라자카에서 광고 대행사를 경영해 왔다.

 

지금은 일감이 줄어 이 잡화점에 집중하고 있지만 가게 이름에다 '우체국'을 붙이게 된 이유가 있다. 

 

광고 일을 하면서 그림 엽서풍 달력을 만들어 왔는데 매달 한 장씩 누군가에게 부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엽서에 짧은 글을 써 멀리 있는 가족에게 매달 1번 안부를 적어 보내거나 한다.

 

엽서가 달력이니 서랍 속에 넣어 두지 않고 매일 볼 수 있으니 더 좋다.

 

처음 엽서 달력의 그림은 유명 목판화 작가의 작품을 인쇄해 만들었다. 지금은 일러스트가 대부분이다. 이 일도 역시 20년 전부터 해왔다니 스토리가 있는 가게는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이 달력 일을 하면서 냥이 관련 일을 하는 이들과도 연결 돼 이런 '고양이 우체국'이 탄생한 것이다.

 

또 원래 우표 좋아하던 주인은 손님들이 가지고 온 옛날 우표들도 장식해 놓고 올 때 마다 사용하게도 한다.

 

 

외국인 손님도 많은데 그림 엽서를 사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는다. 이 우체통은 진짜 우체통이 아니어서 주인이 '냥이 발바닥 스탬프'를 따로 찍은 후 진짜 우체통에 넣는다고 한다.

 

우표값이 70엔! 남는 장사가 되진 않아 보인다.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는 행위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대인가 보다.

 

무엇보다 이 가게의 잡화들이 예사롭지 않다. 흔하지 않은 물건들 뿐이다.

 

중고 카메라, 마네키 네코 등..그런데 아마존(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사이트)에 팔지 않는 물건 위주로 갖다 놓았단다. 뭐든 인터넷에서 살 수가 있는 시대인데 색다른 물건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고양이 2마리 키우고 있다는 주인은 이 가게에서 마음 편안함을 느낀다는 손님들의 말에 기분이 좋다.

 

나츠메 쇼세키 공원도 근처에 있고 유명한 신사도 있어 '파워 스포트'로도 유명한 가쿠라자카.

 

냥이들 많은 동네의 개성 넘치는 잡화점 '고양이 우체국'은 도회지의 오아시스 같은 곳.

 

이곳을 찾아 와 아주 오랫만에 우표 붙여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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