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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스독스의 동물세상] '나 이런 곰이야' 허세 가득한 곰의 영역표시

포식자들은 자신이 지배하는 지역을 표시하는 습성이 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빅캣은 물론 늑대, 개와 같은 갯과동물이나 곰과동물들도 나름 독특한 방법으로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다.

 

그런데 재주가 많기로 유명한 곰은 자신의 신체적 능력을 잘 활용하여 실제보다 자신이 최대한 돋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영역을 표시한다.

 

개는 소변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봇대가 삭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곰과 개를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개(수컷)의 경우, 다리를 높이 들어 나무나 기둥 같은 곳에 소변을 보면서 자신의 체취를 남긴다. 이 소변 자국은 소변을 본 수캐의 활동 영역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곰은 다르다. 곰은 뒷다리를 이용하는 개와는 달리 자신의 앞발을 사용하여 자국을 직접 남긴다.

 

곰은 다른 포유동물과 달리 필요한 경우 사람처럼 뒷발로 일어서서 기립할 수 있다. 기립한 곰은 자신의 커다란 앞발에 있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나무나 기둥을 박박 긁어놓는다. 이는 자기가 이 나무에 새겨진 발톱자국 만큼 키가 크고, 덩치가 크다는 것을 다른 곰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곰은 자신의 영역표시에 발톱을 쓴다. 나무에 선명한 발톱 자국을 남기는데 자신의 강함을 알리려 애쓴다. 

 

곰의 발톱자국은 일종의 공개경고장, 등기부등본과 같다. 곰 발톱자국에는 곰의 발바닥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가 배어있다. 시각적으로나 후각적으로나 정말 확실한 영역표시 방법이다. 곰의 영역표시 방법은 비가 오면 지워지는 개의 영역표시와는 달리 내구성도 있고 심지어 입체감도 있다.

 

시턴동물기에는 ‘회색곰 왑의 일생’이라는 짧은 작품이 있다. 그 이야기를 읽다보면 발톱을 이용한 곰들의 영역표시 방법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왑은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다른 곰이 나뭇가지에 영역표시를 해 놓으면 그 보다 더 높은 곳에 곡괭이 같은 발톱으로 나무껍질을 난도질하여 영역표시를 했다.

 

2012년 3월 광진구 능동에 있는 어린이대공원에 갔다가 반달가슴곰이 영역표시를 하는 것을 직접 보고 촬영을 한 적이 있다. 어린 시절 보았던 시턴동물기에 나온 방법 그대로 반달가슴곰이 벌떡 일어서더니 발톱으로 나무 기둥에 상처를 내고 있었다.

 

수캐들이 거의 물구나무서기에 가까운 포즈를 취하고 신기(神技)에 가까운 자세에서 소변을 보듯이, 곰도 자기의 키를 최대한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 발끝을 최대한 위로 쭉 올리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기둥을 긁어놓는다.

 

곰과 개의 영역표시를 보며 하나 느낀 점은 동물들도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자신의 생존과 번식 욕구 때문에 허장성세(虛張聲勢)를 한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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