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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놓고 와라' 안락사 제로도시 구마모토의 앞날은

구마모토, 피해 장기화에 주민간 갈등

안락사 제로도시 명성 시험대.."대피 규정 상세화해야"

 

반려동물 동반대피를 환영하는 류노스케 동물병원에 개와 함께 피난해 있는 이재민의 모습.

 

[김민정 일본 통신원] 지진은 어느 정도 잦아든 듯 하지만 복구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구마모토현.

 

이번 지진을 계기로 안락사 제로로 얻은 반려동물 친화도시라는 명성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 지면서 이웃이 데려온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 대한 불만도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동반대피가 정착될 수 있을지 그간 쌓아온 공든탑이 무너질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25일 산케이신문은 지진 피해지에서 피난소 생활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한 이재민들의 피난처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민 사이에서 우는 소리나 분뇨 처리 등 반려동물을 둘러싼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마모토는 구마모토현의 개 등록수는 약 11만2000마리. 인구 100명 당 6.19마리로 쿠슈지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난 2014년 일본 최초로 안락사 제로를 실현시키며 '동물보호 선진도시'라는 명성을 얻었다.

 

일본은 유기동물에 대한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는 국가다. 유기동물에 대한 안락사도 비교적 쉬워 보호소에 들어온 지 몇일 지나지 않아 안락사처리될 정도다. 이런 현실에 비춰 동물보호 선진도시라는 업적은 괄목할 만하다.

 

구마모토시의 재난대피 메뉴얼에는 피난소 측이 반려동물 동반 이재민을 배려하도록 기재돼 있다.

 

일본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엄청난 수의 반려동물이 자의반타의반으로 버려지고 문제화되자 국가 차원에서 동반대피 등의 메뉴얼을 만든 바 있다.

 

하지만 규정은 규정이고 현실은 현실. 유례없던 지진에 피난 생활도 길어지면서 갈등도 커져가고 있는 셈이다.

 

68살의 이재민 마키타씨는 10살 수컷 마루 때문에 피난소를 옮겼다. 마루가 오줌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자 다른 피난소로 옮길 것을 권유받았고, 결국은 반려동물 동반대피가 가능한 동물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마키타씨는 구마모토시 중앙구에 위치한 류노스케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이 동물병원은 3, 4층 일부를 이 지역의 유일의 동반 피난소로 개방하고 있다.

 

약 230의 주민이 300여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데리고 생활했고, 23일 현재 약 80명이 약 100마리의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 동반대피를 환영하는 곳은 많지 않다. 이 동물병원 역시 '동물보호 선진도시를 만들자'는 원장의 결단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결국 반려동물을 동반한 이재민들은 일반 이재민들과 같은 곳에서 머물 수 밖에 없다. 이러다보니 위생문제는 물론이고 소음 때문에 피난소 바깥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아무리 구마모토시라해도 '펫은 집에 두고 피난 오라'는 설득과 '사람 마실 물도 없는데 개한테 먹이냐'라는 불만들이 쏟아진다"고 보도했다.

 

아직까지 동물보호 정책이 후퇴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 방재 전문가는 "피난소는 반려동물을 받아들이는 전제로 개설돼야 한다"며 "보호자 측도 반려동물 피난용품 등을 미리 잘 준비해 자기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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