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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km 극한 개썰매경주의 그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썰매견 사진. 그나마 썰매견의 보온에 신경을 쓴 썰매꾼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개썰매대회로 불리는 아이디타로드가 지난 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시작됐다.

 

썰매꾼과 썰매견 16마리가 한 팀을 이뤄, 보름간 앵커리지에서 놈까지 1600㎞(1000마일)를 달리는 대장정이다.

 

올해 대회에는 85팀이 참가해, 최단기록 8일 13시간 4분 19초 경신과 상금 약 6000만원(5만400달러)을 향해 달린다.

영하 51도(지난해)의 강추위 속에 사람과 개가 짝을 이뤄 인내의 한계에 도전한다. 하지만 이 대회를 불편해 하는 이들도 있다.

 

영국 동물보호단체 PETA가 썰매개 학대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썰매견은 눈보라와 영하의 추위를 뚫고 하루 160㎞(100마일)을 달리도록 채찍질 당한다. 2주간 일정에서 주어지는 휴식시간은 불과 40시간. 그나마도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개집에서 쇠사슬에 묶인 채 쉰다.

얼음길을 달리는 썰매견에게 신을 신기는 썰매꾼도 있지만, 장거리를 맨발로 달리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개 26마리가 경주 도중 죽었다고 PETA는 지적했다. 특히 스튜어트란 개는 썰매를 끌다가 도망쳐, 차에 치여 죽기도 했다.

부상당하는 개는 셀 수 없다. 지난해 대회에서 유카 혼다가 모는 썰매가 다른 썰매와 충돌해, 썰매견 로라의 눈이 멀었다.

에스키모 말로 아이디타로드는 ‘먼 길’을 의미한다.

 

지난 1925년 알래스카 오지 마을에 디프테리아가 창궐했을 때 주민들은 추위 때문에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했다. 이 때 20명의 개썰매꾼은 5일 동안 설원을 내달려 의약품을 운반했다.

 

마치 마라톤의 탄생 배경을 보는 듯하다. 아이디타로드는 이를 기려 탄생했다. 하지만 그런 의미는 퇴색되고, 이제는 껍데기만 남았다는 비판이다.

 

경주 주최측은 후원사의 후원을 받기 위해 썰매꾼에게 경주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올해 경주에선 화물차 7량 분량의 눈까지 실어 날랐다. 지구 온난화로 알래스카에서 눈이 실종된 까닭이다.

 

이같은 노력을 썰매견 보호에 쏟았더라면, 올해 많은 썰매견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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