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종류 중에서 가장 독특한 외모를 가진 원숭이를 손꼽으라면 아마 맨드릴(Mandrill)이 첫번째일 것이다. 얼굴은 빨갛기도 하고, 파랗기도 하며 엉덩이도 아주 원색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다. 자연적으로 어떻게 저런 피부색과 모색이 나올 수 있는지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런 외모 때문인지 맨드릴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도 조연으로 잘 등장하는 편이다. 라이언킹에서 맨드릴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후일 사바나를 호령하는 아기 사자를 두 손으로 들고 등장하는 원숭이 주술사가 바로 맨드릴이다.

국내외 박스오피스에서 흥행 대박을 터트렸던 ‘헝거 게임 캐칭 파이어’에서 주인공들을 공격하는 원숭이 무리들이 있는데 그것도 맨드릴들이다.

맨드릴의 얼굴은 얼핏 보면 개코원숭이와 비슷하다. 그래서 흔히 맨드릴을 개코원숭이 종류 중 하나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맨드릴은 개코원숭이와는 혈연적으로 약간의 거리가 있다. 흔히 개코원숭이라고 하면 아누비스 개코원숭이들만 뜻하기도 하지만 사실 개코원숭이속에는 5종의 개코원숭이 종류가 망라되어 있다.

망토 개코원숭이, 기니 개코원숭이, 올리브 개코원숭이, 노랑 개코원숭이, 치크마 개코원숭이다. 이 다섯 종류의 개코원숭이 중에서 우리가 흔히 아누비스 개코원숭이라고 부리는 것은 올리브 개코원숭이를 뜻한다.

그러면 맨드릴은 어느 쪽 그룹에 속할까? 맨드릴은 개코원숭이속이 아닌 맨드릴속-맨드릴종이라는 비교적 독립적 그룹에 속한다.

개코원숭이

비슷한 외모를 가진 맨드릴과 개코원숭이는 매우 간단한 구별 방법이 있다. 바로 꼬리 길이의 차이다. 개코원숭이의 꼬리는 다른 원숭이처럼 상당히 길다. 하지만 맨드릴의 꼬리는 개코원숭이에 비하면 꼬리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짧다.

나무 위에서 무게중심을 잡을 때 꼬리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원숭이 입장에서 꼬리가 길어야지 높은 나무에서 안정적인 자세를 잡을 수 있고, 다른 나무로 이동하기 쉽다.

그래서인지 꼬리가 짧은 맨드릴은 나무 위보다는 지상에서 주로 생활을 한다.

물론 맨드릴이 비교적 큰 체구를 가지고 있고, 날카로운 송곳니로 중무장을 하고 있어서 다른 원숭이보다 맹수의 습격에 대항할 능력이 있다는 점도 지상 생활시간이 많은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