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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노트] 소설 '28'과 ‘아이디타로드’ 에 대한 두 시각

지난 2013년, 그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혔던 정유정의 소설 ‘28’에는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이디타로드(Iditarod) 개썰매 대회’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이 소설의 주인공 재형의 꿈이 ‘아이디타로드’에서의 우승이었다. 그는 이 대회에 출전했다가 큰 사고를 당하면서 그동안 썰매를 끄는 ‘도구’로만 여겼던 개를 ‘반려’의 대상으로 인식을 바꾼다. 이후 ‘유기견보호소’를 운용하며 버림받은 개의 구호활동에 앞장서는 인물로 묘사된다. 

 

‘아이디타로드’. 그 곳 원주민 말로 ‘먼 길’이라는 뜻이란다. 이 대회는 최대 16마리의 개와 썰매꾼(musher)이 한 팀을 이뤄, 장장 1,600 킬로미터가 넘는 눈길을 달려 우승자를 가린다. 알래스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원래 이 대회는 썰매꾼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인간애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금으로부터 90년 전(1925년), 알래스카의 주도인 앵커리지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마을 놈(Nome)에 디프테리아가 창궐했고, 그 곳 주민들을 살리기 위해선 혈청 주사가 필요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혈청이 앵커리지에 도착했지만 놈까지 운반할 방법이 없었다. 이 때 자신들의 목숨을 내던지며 혈청을 전달하기 위해 나선 스무 명의 썰매꾼이 주민들을 구해낸다. 바로 이들을 잊지 말자는 대회가 ‘아이디타로드’인 것이다.

 

그러나 길이 험하고, 심한 눈보라와 몹시 추운 날씨 탓에 경기 중 설매꾼들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개들의 희생은 훨씬 더 많다고 한다. 그래서 ‘죽음의 레이스’, ‘지옥의 레이스’로도 불린다. 그래서인지 장거리 자동차 경주대회인 ‘다카랠리’와 비교되곤 한다. ‘다카랠리’ 역시 장소가 아프리카에서 남미로 옮겨졌을 뿐,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비포장도로와 사막을 달리는 극한의 경기로 매년 사상자가 발생한다.

 

두 대회는 극한의 도전이란 측면에서 같은 성격이다. 한 대회는 인간과 자동차, 다른 하나는 인간과 개라는 조합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아이디타로드’. 이 대회를 통해 썰매꾼과 개의 팀워크에 감명을 받게 된다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썰매견을 학대하는 대회라며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때때로 일부가 전체를 매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말이다. 과연, 인간과 질주본능의 개가 함께하는 극한의 도전 경기인가, 아니면 애초의 취지는 퇴색된 채 상금과 명예만 추구하는 일부 몰지각한 인간의 썰매견 학대 행사일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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