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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 그 험난한 길을 가시렵니까

KAHA엑스포 보호자 세미나⑪

생식, 약인가? 독인가?

의도 좋지만 위생·영양균형 보장못해

재료·영양균형 꼼꼼히 봐야

 

"생식은 에베레스트산에 올라가는 것만큼이나 험난한 일입니다. 한때 각광받았으나 미국에서는 이제 권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생식을 하려 하신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지난달 23일 반려동물건강의료박람회의 마지막 보호자 세미나 '생식, 약인가? 독인가?'의 연사로 나선 정설령 포베츠 대표(수의사)의 말이다. 정 대표는 국내에 반려동물 영양 전문가가 매우 드문 가운데 10여년간 영양 분야에서 일해 왔다.


생식은 1930, 40년대 행해진 포텐져(Francis M. Pottenger, Jr)의 고양이 실험에서 비롯됐다. 의사였던 포텐저는 기부받은 고양이 900마리를 4세대까지 관찰했는데 생우유, 대구간유, 생고기 등을 급여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화식을 시켜줬다. 그런데 화식을 시켜 보니 얼굴 기형, 기생충, 난임, 새끼의 높은 치사율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생식을 설파하게 됐다.

 

 

생식 바람이 분 것은 2000년대 중반 멜라민 파동 이후다. 단백질 함량을 높아 보이도록 하기 위해 중국 원료업체에서 신부전을 일으키는 멜라민을 사료에 집어 넣은 것. 전세계적으로 수십만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죽어 나갔다. 나중에는 분유에서도 검출돼 파문이 일었다.

 

상업사료에 대한 불신감이 생겼고, 대안으로 홈메이드 생식이 급부상했다. 생식은 과거 자연 상태에서 개와 고양이가 먹던 것을 주는 것이라는 개념에서도 각광을 받았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처음에는 직접 만들어서 먹이다 생식족을 위한 상업생식도 등장했다.

 

생식의 장점을 보자. 첫째, 수분 섭취량이 증가한다. 신장결석이나 비뇨기 문제를 완화시켜줄 수 있다.

 

둘째, 체내흡수율과 변상태가 좋아진다. 변상태는 단백질에 따라 달라진다. 단백질 흡수가 잘되면 변이 좋아진다. 생식을 할 경우 단백질이 잘 흡수되면서 변냄새도 잘 나지 않는다. 단백질은 익히면 흡수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셋째, 화학성분에 노출되는 것이 최소화된다. 이 경우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적다. 마지막으로 영양소 파괴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단점도 있다. 치과질환을 안게될 가능성이 높고, 특정성분을 과다섭취할 수 있다. 익히지 않다보니 위생관리상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영양소 불균형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위생관리와 영양소 불균형의 문제다.

 

오염된 생식을 먹은 개와 고양이가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사례가 나왔다. 미 FDA에서 시중에 팔리는 200개의 상업생식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7%의 생식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현재 FDA는 생식이 공중보건학적으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권고를 내리고 있다.

 

FDA는 ◇생고기는 사용 직전까지 언 상태를 유지할 것 ◇생식은 냉장고나 전자레인지로 해동할 것 ◇생고기를 다른 음식과 떨어 뜨려 놓을 것 ◇생식에 사용하는 칼과 그릇 등은 뜨거운 비눗물로 세척할 것 ◇남은 것은 즉시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안전하게 폐기할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 동물이 식사후 키스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된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 역시 "지금까지 생식을 급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겨졌으나 그렇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생식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위생적인 문제와 항생제에 저항하는 문제를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미국에서도 현재 영양소 균형이 잘 잡혔다고 보증을 받는 포뮬라는 없다. 우리나라는 생식의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다.

 

영양은 너무 많이도 너무 적어서도 안된다. 독성물질도 피해야 한다. 일부 자일리톨은 개나 고양이 대사에 악영향을 준다. 양파는 적은 양이라도 빈혈을 일으킬수 있다. 마늘도 많이 먹으면 적혈구 파괴시킨다. 많이 주면 빈혈, 적게 주면 위장점막 손상을 일으킨다.

 

정설령 대표는 "생식은 의도는 좋지만 매우 어려운 과정으로 에베레스트에 올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굳이 생식을 한다면 한가지 레시피만 먹이지 말고, 여러가지로 바꿔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는 "재료와 함께 포함된 영양소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는 회사 제품을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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