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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그 친척들] 영화 라이언킹과 수사자의 차이

실사 라이언킹의 아기사자 모델 바하티(Bahati) 출처 댈러스동물원(Dallas Zoo)

 

[노트펫] 디즈니는 최근 인기 애니메이션들을 실사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글북, 알라딘, 라이언킹에 이어 인어공주, 백설공주 등도 그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작품 중에서 라이언킹은 다른 작품들과 성격이 좀 다르다.

 

라이언킹을 제외한 작품들의 주인공은 사람이지만 라이언킹의 주인공은 백수의 왕인 사자가 맡기 때문이다. 영화 전체를 보아도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사람이 맡은 역할이라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목소리 연기 밖에 없다.

 

그런데 라이언킹의 주인공인 수사자 심바와 실제 수사자의 행태는 아래와 같이 다소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영화의 주인공인 심바의 외모는 사자가 맞지만 행동은 인간 세상의 왕자와 가깝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사자가 아닌 어디까지나 사람이다.

 

첫째, 수사자는 어른이 되기 전에 자신이 태어난 무리(pride)에서 나가야만 한다. 이는 그 수사자의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일어난다. 아빠 사자에게 반강제적으로 내쫓겨진다는 표현이 맞다. 이러한 행동으로 사자는 근친번식을 피하게 된다. 자연의 오묘한 섭리이기도 한다.

 

지배자에 의해 무리 밖으로 쫓겨난 수사자들은 자기들만의 무리를 이룬다. 그러면서 만만한 수사자가 다스리는 다른 사자 무리가 보이면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어릴 적 자신이 자랐던 무리로 수사자가 돌아가서 왕의 자리를 차지하는 영화의 설정은 현실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사자 무리의 진정한 주인은 멋진 갈기를 가진 수사자가 아니다. 암사자야말로 무리의 주인이다. 암사자는 수사자와는 달리 평생 자신이 태어난 무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면서 무리의 중심이 된다.

 

하지만 수사자는 그 임기가 2~3년에 그칠 뿐이다. 이러한 짧은 수사자의 임기는 그들이 결코 무리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주요 지표이기도 하다.

사자 무리, 2011년 어린이대공원.

 

수사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짧은 임기는 야속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사자의 유전자가 널리 퍼져야 사자라는 종(species, 種)이 지속적인 생존에 유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도 대자연의 도도한 섭리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수사자에게는 부자(父子) 간의 결속력보다 형제(兄弟) 간의 결속이 강하다. 이는 수사자의 생존을 위해서는 당연한 현상이다. 수사자는 다른 수사자가 차지하는 사자 무리를 정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길 수 없다.

 

수사자의 정복 활동은 자기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사자들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형제나 이복형제들과 함께 독신자 무리를 지어 다닌다.

 

이 무리는 생존을 위한 사냥도 하지만 만만한 수사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무리를 보면 바로 정복 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따라서 형제간의 강력한 연대 의식은 무리를 차지할 확률을 높이는데 매우 유용하다.

 

수사자들의 연맹은 정복 활동 뒤에도 계속된다. 무리를 차지하는 것 못지않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속가능한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 형제간의 우애가 절실하다. 이런 점은 형제간의 우애보다 부자간의 유대를 강조하는 영화와는 좀 다른 현실이기도 하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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