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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원의 미국 야생동물]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 늑대의 울음

[노트펫] 늑대는 그리즐리, 푸마와 함께 북미 대륙의 생태계에서 최상위층을 차지하는 포식자다. 하지만 혼자 사는 다른 포식자들과는 달리 늑대는 강력한 무리(pack)를 이루면서 실질적인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늑대의 힘은 무리에서 나온다. 늑대 한 마리도 강력하지만 6~12마리 정도의 무리가 움직이면 이를 막을 동물은 북미 대륙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인 동물인 늑대는 같이 사냥도 하고, 영역도 지킨다. 사회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집단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늑대는 이를 위해 다양한 의미를 가진 울음을 이용한다.

 

늑대가 가지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울음은 목을 길게 빼고 하늘을 향해 우는 하울(howl)이다. 그런데 하울은 한 종류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울링을 하는 늑대(조각). 2018년 7월 블루밍턴에서 촬영

 

 

무리에서 떨어진 외로운 늑대는 본능적으로 무리를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외로운 하울(lone howl)을 한다. 이 소리를 듣고 무리는 혼자 낙오된 있는 늑대를 찾는다.

 

마치 합창단의 합창처럼 여러 마리가 동시에 하는 하울도 있다. 이러한 집단 하울(group howl)은 여러 가지를 동시에 목표로 하여 실시된다. 먼저 집단 하울은 집단 내부를 단합시키는 역할을 한다. 충성심을 제고한다고 보면 된다.

 

다음은 다른 무리에게 일종의 무력시위를 하는 것이다. ‘우리 무리의 힘이 이렇게 강하니 감히 이곳 영역은 넘보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늑대는 무리를 이루면서 자신보다 훨씬 큰 사냥감인 사향소(Musk Ox)도 사냥할 수 있다. 2018년 6월 브리검영 대학교 부설 빈 라이프 사이언스 뮤지엄에서 촬영

 

 

하울이 원거리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울음이라면 으르렁거림(growl)은 근거리에서 사용하는 울음이다. 으르렁거림은 호의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고 있다. 주로 강한 늑대가 다른 늑대의 기선을 제압하려고 할 때 사용되기 때문이다.

 

늑대들은 으르렁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누가 강자인지 알 수 있다. 굳이 피를 보면서 싸우지 않고,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평화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적의가 전혀 없는 낑낑거림(whimper)도 있다. 늑대가 낑낑거리는 것은 몇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어미가 자기 새끼들을 부를 때 낑낑거리면서 부른다. 새끼들은 어미가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면 본능적으로 먹을 것을 주려고 어미가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집단의 약자들이 강자에게 복종을 할 때도 낑낑거리는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나는 당신에게 적의가 전혀 없다.’라고 의미를 가진 것이다.

 

미국이 고향인 그레이 울프(Gray Wolf). 2017년 11월 멤피스 동물원에서 촬영

 

 

늑대도 간혹 개처럼 짖기도(bark) 한다. 그런데 늑대가 짖는 대상은 다른 무리의 늑대들이 아니다. 늑대는 늑대가 아닌 다른 동물을 대상으로 주로 짖는다. 짖는 것은 당연히 호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일종의 경고나 도전의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전쟁이 임박했다고 볼 수 있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참고 >

 

늑대의 다양한 울음에 대한 이 글은 브리검영 대학교 부설 빈 라이프 사이언스 뮤지엄(Bean life science museum), 미네소타 동물원(Minnesota Zoo), 멤피스 동물원(Memphis Zoo)의 일부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음을 알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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