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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외로운 늑대'라고 칭하는 이유

 

[노트펫] 잔인한 방법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가해지는 테러 행위는 역사상 언제나 존재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테러는 무장 집단에 의해 저질러지는 조직적인 범죄가 아닌, 그 지역에 거주하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자생적으로 일어나는 방식의 테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끔 테러 관련 뉴스 보도를 볼 때, 외로운 늑대(Lone wolf) 형 테러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데요.

 

엄밀히 말해 외신에서 말하는 ‘외로운 늑대’란 말 우리나라 어감 그대로의 'Lonely wolf'가 아닌, 동물행동학에서 (일반적으로 무리를 지어 행동하는 동물임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단독 생활을 하는 늑대(Lone wolf)를 의미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 단어는 늑대의 생활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단어였고, 그래서 'Lonely wolf'가 아닌 'Lone wolf'로 기재합니다.

 

이런 학문적인 배경이 있기 때문에 'Lone wolf'는 단어 자체에 ‘일반적으로 조직적으로 행해지지만, 특별한 경우 자생적으로 행해지는’ 테러라는 뉘앙스를 내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문맥까지 완전히 번역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대중에게 친숙한 표현인 ‘외로운 늑대’로 번역된 셈입니다.

 

최근에는 ‘나쁜 남자’의 대명사로 쓰이기도 하는 늑대가 실은 굉장히 엄격한 일부일처형 생활을 한다는 사실이 SNS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대중적 인식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외로운 늑대가 살다가 한 쌍만 이루어 부부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사실 늑대는 원래부터 무리지어 생활하는 동물입니다. 단, 엄격한 일부일처제 사회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울링 등을 통해 멀리 있는 무리의 늑대와도 의사소통을 하고, 편대를 짜고 진을 쳐서 혼자서는 잡기 어려운 대형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등 야생에서 뛰어난 지능과 사회성을 가지고 있어 오랫동안 동물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때 무리 속에서 성장했으나 다 자란 늑대가 되어 (근친상간을 피하기 위해) 무리를 떠나거나, 내부의 서열 다툼에서 밀려나거나, 부상을 입는 등의 이유로 무리에서 낙오되는 경우 일시적으로 혼자 행동하는 경우가 있고 이를 'Lone wolf'라고 지칭한 것이지요.

 

크게 보면 ‘외로운 늑대’ 역시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정확한 단어의 어원을 알고 있다면 사회 속에서 동물과 관련되어 쓰이는 표현을 정확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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