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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간 캉스독스] 개의 품종에 무관심한 미국인들

[노트펫] 미국인들은 의외로 수수하다. 그들의 검소함은 복장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미국인들도 직장에 출근할 때는 넥타이 차림에 말쑥한 정장 차림을 한다. 하지만 퇴근 후나 휴일이 되면 자기에게 편한 옷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옷이 낡아서 구멍이 생겨도 대충 기워 입는 다.

 

어떻게 보면 남의 시선이나 생각은 미국인들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인들의 이런 실용적 사고는 개를 키우는 것과도 연결된다. 그들은 순수 혈통을 가진 순종 개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키우는 개의 혈통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가지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에 와서 알게 된 개를 키우는 지인들 중에서는 펫숍에서 개를 구입한 사람은 없었다. 그들 대부분은 동물보호소에서 유기견을 입양해서 개를 키우고 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이 인도적인 일이며, 옳은 일이라는 게 그들이 밝힌 공통적인 견해였다.

 

유기동물들을 입양을 촉구하는 동물보호단체의 포스트. 2017년 7월 시카고에서 촬영

 

하운드 혈통이 섞인 믹스견을 키우는 한 지인은 자신의 개가 비만 오면 마당으로 나가 온 몸을 진흙 범벅으로 해서 들어온다고 얼마 전 불평한 적이 있었다.

 

주인은 진흙으로 더러워진 개를 씻기려 하면, 개는 소파 뒤에 숨어서 몇 시간 동안 나오지도 않는다고 했다. 바닥이 양탄자인 미국 실내 특성상 대략 난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끝은 반전이었다. 가족이 없는 지인에게는 고집이 센 그 개야말로 자신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이면서, 소중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면 자신을 반갑게 반겨주는 세상 유일한 존재가 바로 그 개라는 것이다. 십여 년 가까이 개를 키우면서 많은 정이 들었다는 게 지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충분히 느껴졌다.

 

입양을 기다리는 국내 유기견 보호소의 개들, 2014년 12월 촬영

 

순종견이라고 해서 믹스견보다 더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것은 결코 아니다. 믹스견들도 순종견 못지않게 영리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 믹스견들도 사람에게 사랑받을 자격과 능력이 충분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일부 순종견들은 유전병의 발생 가능성도 있다.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어떤 품종의 개들은 허리에 문제가 있고, 어떤 품종의 개들은 고관절에 문제가 있다. 하지만 믹스견의 경우, 순종견들이 가진 이런 문제점은 거의 없다. 더 건강하고 튼튼하다.

 

따라서 전람회 출전이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순종견만을 고집할 이유는 전혀 없다.

 

미주리에서 캉스독스(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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