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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 밤비에게는 무심한 언니가 되려는 이유(인터뷰①)

 

[노트펫] 청하의 팔에 폭 안겨 들어온 반려견 푸들 밤비는 내려주자마자 에너지가 넘치게 뽈뽈 뛰어다닌다. 일단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한 번씩 눈도장을 찍어야겠다는 기세다.

 

청하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한참 스튜디오를 휘젓고 다니던 밤비는 인터뷰를 시작하자 청하의 품에 안겨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흥분했던 만큼 잠이 쏟아지는 모양이다. 보통은 오래 집을 비우는 청하를 집에서 가족들과 기다려야 하는 밤비, 모처럼 청하와 스케줄을 함께하는 날이라 밤비에게는 무척 큰 사건인 셈이다.

 

◇ 첫 만남부터 느꼈던 반전 매력!

 

 

“우리 밤비가 좀 발랄하죠? 밤비가 새끼 낳고 나서 성격이 많이 변했어요. 그 전에는 혹시 목에 문제가 있나 싶을 정도로 전혀 짖지 않았는데, 지금은 자기가 좋고 싫은 걸 확실하게 표현하는 성격이 됐어요. 원래 친화력이 좋기는 해요.”

 

밤비는 올해로 4살이 조금 안 됐는데, 세 마리 새끼 강아지의 어미이기도 하다. 태어난 세 마리 강아지는 가까운 지인들에게 입양을 보내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밤비는 출산 후에는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하고 예민해진 면이 있어서, 가족들은 요즘 밤비에게 가능한 한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시켜주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단다.

 

청하가 밤비를 처음 만났을 때는 갈색 털이 유난히 진하고 소심한 듯 조용히 앉아만 있는 모습에 마음이 갔다. 그렇게 인연을 맺었는데, 얌전하고 조용한 성격인 줄 알았더니 막상 집에 오니 그때부터 폴짝폴짝 뛰기 시작하더란다.

 

“보통 강아지가 주인 성격을 닮는다는데, 저는 사실 이렇게까지 폴짝거리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근데 밤비는 집에 오고 나서 뛰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도 멈추지 않고 있답니다.”

 

◇ 상심한 순간…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건

 

 

첫 솔로 앨범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청하는 이후에 얹어진 기대감만큼이나 한층 무거워진 마음으로 두 번째 앨범 Offset을 준비하고 있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보다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가치 있는 음반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으로 담담하게 대중들의 반응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 대신 앨범 준비를 시작할 때는 가장 떨리는 마음으로 가장 치열하게 고민한다.

 

정해진 곡에 어떻게 청하의 색깔을 입힐지,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생각하는 것은 항상 걱정되면서도 설레는 과정이다.

 

활동을 하며 바빠지다 보면 아무래도 반려견 밤비와 보내는 시간은 많이 줄어든다. 밤비는 청하가 가장 힘들 때부터 가장 행복한 순간까지 늘 곁에서 힘을 실어준 존재이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밤비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같이 시간을 많이 못 보내는 건 항상 미안해요. 사실 밤비를 키우면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됐거든요. 이전에 의기투합해서 열심히 하던 일들이 잘 안 이루어질 때는, 그 상실감 같은 게 무척 힘들었어요. 이쪽 분야가 나랑 인연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연습했던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거 같고…… 우울했어요.

 

그때 엄마가 먼저 ‘강아지 키울래?’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사실 엄마는 강아지를 별로 안 좋아하시는데, 제가 워낙 좋아하는 걸 알아서 먼저 제안해주신 거예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네!’ 대답했죠.”

 

밤비를 만난 건 유기견 보호센터에 계시던 분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유기견을 만들 거라면 애초에 키우지 말라는 사장님의 단호한 철학에 끌려 몇 시간이나 수다를 떨다가 밤비를 데려오게 됐다.

 

그 이후, 단순히 강아지를 좋아하는 마음에 다른 애견숍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던 청하는 그곳에서 강아지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아 이틀 만에 일을 그만두고 말았다.

 

“강아지를 생명보다 물건으로 취급하는 곳이 많았어요. 제가 일한 곳에서는 아픈 강아지가 설사를 하니까 너무 심하게 혼내고, 다친 강아지를 병원에 안 데려가고 종견으로 쓰기도 하고…… 결국 막 울면서 집에 와서 일은 못할 것 같다고 연락을 드렸어요. 저도 미처 몰랐던 거예요. 개인적으로 많은 분들이 이런 현실을 아셨으면 좋겠고, 동물을 생명으로 소중하게 대했으면 좋겠어요.”

 

◇ 밤비가 제 마음을 알까요?

 

 

청하에게 밤비는 어떤 존재일까? 청하는 단번에 “말 안 듣는 웬수 같은 동생이요!”라며 웃었다. 밤비의 ‘보호자’보다는 ‘어디 가면 맛있는 거 사다주고 챙기면서도 막상 보면 지지고 볶는 자매’ 느낌에 가깝달까? 사실 청하는 밤비에게 호들갑 떨며 애정표현을 하는 편은 아니란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니, 그건 집을 자주 비울 수밖에 없는 청하 나름대로의 배려이기도 했다.

 

“저희 집에서는 엄마가 군기반장이고요, 밤비가 매니저 언니도 잘 따라요. 저는 예뻐해 주면서도 반쯤은 무심한 포지션에 있어요. 제가 어디서 봤는데 강아지 분리불안을 없애려면 외출 전후로 10분씩은 아예 모르는 척하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없어도 밤비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오히려 있는 듯 없는 듯한 언니였으면 좋겠어요.

 

아이오아이 활동 때 집에 한 번 왔다 가면 밤비가 며칠씩 밥을 안 먹었대요. 혹시나 저의 부재로 인한 트라우마를 심어 줄까봐 걱정이 돼서요. 제가 있거나 없는 상태의 변화가 밤비한테 자극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청하의 품이 세상 가장 편한 침대인 듯 안겨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밤비도 그런 청하의 마음을 알까? 유난히 눈치가 빠르고 머리가 좋은 밤비는 가끔 청하의 마음을 읽는 것도 같다.

 

 

“밤비는 진짜 머리가 좋아요. 제 눈빛이나 목소리가 변하는 것까지 딱 알아채는 것 같아요. 아프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조심스럽게 오고, 울고 있으면 가만히 앉아서 빤히 쳐다보고, 기분 좋을 땐 같이 발랄해지고요.”

 

청하에게 밤비는 동생처럼, 가족처럼 늘 곁을 지켜주는 존재가 됐다. 그런 밤비에게 청하 역시 ‘최고’는 아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최대한’ 좋은 가족이 되어주고 싶다고.

 

청하는 지금 이렇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은 아이오아이 멤버들을 비롯한 좋은 사람들이 곁에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아마 청하의 든든한 조력자로서 이 조그마한 갈색 친구도 내내 나름대로 힘을 보태고 있지 않았을까.

 

 

 

박은지 객원기자sogon_ab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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