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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동물복지에 더 관심을 가져야"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장

"고양이 부정적 이미지 놔두고 진료만 몰두 한계"

"이미지 개선에 앞장..길고양이 중성화 방식 바뀌어야"

 

 

"부정이 탄다는 둥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아직도 존재합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그냥 둔 채 진료에만 몰두하는 것은 고양이 전문 수의사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속된 말로 동물판에 있다 보면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하는 단체들이 있다.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 역시 그런 곳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전문직능단체들은 대부분 회원들의 권익 향상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고양이수의사회는 동물보호활동의 현장에서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고양이 보호와 복지활동을 위한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2012년 고양이수의사회 창립 발기인이자 최근 출범한 2기에서도 회장직을 맡은 김재영 태능동물병원장을 만나봤다.

 

"처음 고양이수의사회를 만들 때 방향성을 놓고 여러 말들이 많았어요. 학회냐, 수의사회냐 하는 갈등이었고, 학회를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죠."

 

최근 몇 년 새 수의사 내부에서는 반려동물산업 성장과 함께 여러 직능단체들이 생겨났다. 대부분은 특정 분야 연구를 위한 학회다.

 

반려동물로서 고양이 붐이 일기 시작했고, 고양이 관련 수의사 모임이라면 학회가 맞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양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 가운데 진료 기술 연마에만 힘을 쏟는 학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수의사회가 되면 전문직군으로서 캠페인 등 각종 사회적 공헌에 나서기가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고양이를 진료받게 하려면 긍정적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고양이는 개보다 못하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죠. '어디어디가 아프니 당장 치료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겁줘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은 곧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고양이 진료 프로토콜 확립 등 진료 표준화와 기술 향상 못지 않게 고양이 보호와 복지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고양이수의사회는 특히 우리나라의 고양이 관련 대표 이슈인 길고양이 문제에 비중을 실어 왔다.

 

고양이, 특히 고양이 문제에 관심이 있고 참여하는 이들은 매우 많지만 정책 과정에 참여할 만한 단체가 많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고양이수의사회가 내건 실천 과제에 '한국의 대표 고양이 단체로 성장한다'는 과제도 들어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김 회장의 이런 생각은 2기 고양이수의사회에서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2기 고양이수의사회 슬로건은 '소통과 공감을 통해 힘이 되는 수의사회'다.

 

고양이 보호복지 활동은 여전히 무게를 두고 진행한다. 고양이에 대한 인식 향상이 여전히 필요하며 그것이 수의사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굳건해서다.

 

"수의사가 동물복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해요.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1년에 500명 넘는 수의사가 새로 배출되고 대부분이 임상수의사를 하려 합니다. 수의 시장이 그에 맞게 커지려면, 즉 동물병원들이 잘 운영되려면 동물권 향상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하는 것이죠."

 

한편 길고양이는 법적인 보호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이지만 실제 일상에서 마주칠 때는 여전히 천덕꾸러기 신세다. 특히 공존을 위한 수단으로 중성화사업(TNR)이 올해 10주년을 맞이했지만 민원은 줄어들지 않고, 길고양이 학대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05년 중성화사업(TNR)을 지자체에 제안하기도 한 김 회장은 "중성화사업(TNR)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온 것 자체에 의미가 있긴 하지만 민원해결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기대했던 효과에는 미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군집 TNR과 함께 관리의 개념까지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원이 들어올 때 부랴부랴 잡아 들여서 한 마리 한 마리 중성화한 뒤 방사하는 게 아니라 특정 지역의 길고양이를 일시에 집중적으로 중성화, 개체수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중성화사업의 효과를 측정하는 한편으로 지역 내 길고양이를 관리하기 위해 길고양이 급식소를 활용한 거점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 회장은 "고양이는 물론 모든 동물을 공기처럼 같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존재로 편하게 대했으면 좋겠다"며 "인간과 동물이 서로 위안이 되고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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