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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문화

[길고양이 에세이] 과거의 네가 현재에 있다

 

[노트펫]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자꾸만 잊는다.

 

네가 과거에서 걸음을 멈추자 내게는 멈추지 않고 시간을 밟아온 그때의 내가 남았다.

 

마치 과거의 내가 옅어진 것처럼, 지금의 나를 제대로 보는 일은 몹시 힘이 든다.

 

나는 네가 현재였으면 좋겠고, 혹은 미래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할 완전한 과거였으면 좋겠다.

 

시간은 어째서 유려하게 흐르지 않고, 중간 중간 멎어 마디를 만들며 벽을 높이 쌓고 단단해져가는 걸까.

 

시간이 멀리 갈수록 과거의 네가 머무르는 곳의 벽이 높아진다. 그곳이 점점 또렷하게 지도 위에 새겨지는 탓에 나는 문이 닫힌 너의 왕국이 자꾸만 신경 쓰인다.

 

그 닫힌 문 너머에 아름다운 네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아, 나는 제대로 걸음을 떼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박은지 <흔들리지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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