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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에세이] 아마 넌 이름이 있는 길고양이

 

갑작스러운 비가 잦아들고 나서 길고양이는 덜 마른 땅을 익숙한 듯 총총총 걸었다.

 

살짝 컷팅된 한쪽 귀는 TNR(중성화) 흔적이었지만 살기 나쁘지 않은 모양으로 태가 고왔다.

 

잘 보니 목에 예쁜 리본도 매어져 있다. 아마 근처에 돌보는 캣맘이 있는 모양이었다.

 

사랑 받아봤고, 받을 줄을 알아서 나와 눈이 마주쳐도 흥 하고 도도하게 고개를 돌릴 뿐 몸을 피하지는 않는다.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하는 느지막한 시간, 고양이도 급한 것이 없다는 듯 느릿느릿 걸었다.

 

길고양이에게 이름을 붙이면 그 고양이는 누군가의 신경 쓰이는 존재가 된다.

 

이 고양이에게도 아마 이름이 붙어 있겠지, 그게 뭘까 사뭇 궁금했다. 물론, 이름은 한 개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박은지 <흔들리지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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