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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했지만...혼나긴 싫다' 집사 막는 냥님

얼마 전, 귀가한 최다온 씨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애지중지 아끼는 수면바지 한 쪽 무릎 부분에 주먹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구멍이 너무 커 바느질로는 꿰맬 수도 없어 보였다.

 

 

범인은 분명했다. 평소 폭신한 천을 자주 씹어먹는 3살 된 반려묘 호두.

 

다온 씨는 곧장 호두에게 쫓아갔다. "너 호두, 너 바지, 너..............."

 

몇 마디 하지도 못했다. 살짝 손을 가져 가자 호두는 자신의 네 다리를 쭉 펴서 다온 씨의 손을 막았다.

 

 


다온 씨는 "손을 가까이 가져가니 기다렸다는 듯이 발을 올리는 거예요. '바지는 해먹었지만 혼내지 마라, 집사야' 이런 눈빛을 읽었달까요"라고 황당해했다.

 

평소 호두는 폭신한 천을 무척 좋아해 자주 먹는다고 한다.

 

집 안의 담요며, 이불, 다온 씨 어머니의 스웨터까지 안 먹는 게 없다고.

 

"아놔, 이불 먹다가 딱 걸렸네, 미안하다냥"

 

"그래, 내가 전선 먹은 죄지은 냥이다"


사실 호두는 다온 씨 친구 고양이가 낳은 새끼 중 한 마리로, 피부병이 있고 생김이 다른 새끼보다 못났다는 이유로 입양이 안 된 아이였다.

 

그럼에도 다온 씨는 호두를 입양해 피부병을 치료하고 행복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

 

호두가 천을 자주 먹는다는 말에 건강을 걱정하자 다온 씨는 "먹고 나면 토하거나 배변으로 나와서 다행히 건강에는 이상이 없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집사와 고양이의 기싸움의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

 

"혼내려고 했는데, 혼내다가, 너무 귀여워서......그만."

 

다온 씨는 결국 호두에게 무장해제 되어 간식을 바치게 되었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집사의 숙명이란 이런 것일까.

송은하 기자 scallion@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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