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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에세이]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당신의 단단한 사랑에 감싸여 있을 때도 내 마음은 침착하지 못하게 술렁였다.

 

겉은 딱딱한 껍질 같지만 그 속에 담겨진 사랑은 출렁이는 액체처럼 어수선했다.

 

꽃처럼 화려한 사랑이 한철만 피고 지듯 사그라져, 그 주변에 머무르던 반짝임마저 영원히 꺼져버리는 순간을 나는 자주 상상했다.

 

사랑은 때로 내가 자신에게 휘두르는 폭력이어서, 언젠가 당신을 잃을까봐 괴로워하는 시간만이 점점 더 늘어갔다.

 

 

도저히 오지 않는 고도처럼, 때로는 당신이 도착해도 기다림은 끝이 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한껏 기대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은 너의 사랑이 아니라 나의 청춘이었을 것이다.

 

상처받아도 이내 아물 수 있는 젊음, 재가 되어 바스라지기 전까지 눈부시게 타오르는 열정, 혹은 채 성숙하지 못했던 어린 사랑의 종말이 비로소 위로가 되고 마는 어떤 순간 같은.

 

박은지 <흔들리지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中

송은하 기자 scallion@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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