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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큰 견주의 한상차림 "저도 푸딩이가 부러워요"

 

오리도가니, 소떡심, 닭가슴살, 송아지목뼈, 닭발, 여기에 수제 케이크까지.

 

얼핏 봐도 상다리가 휘는 한상차림. 이 푸짐한 잔칫상의 주인공은 지난 28일 첫돌을 맞은 '푸딩이'다.

 

웬만한 아기 돌상을 뛰어넘는 이 생일상은 손큰 견주 신슬기 씨의 작품이다.

 

상차림 준비는 생일 며칠 전부터 시작됐다.

 

오리도가니, 소떡심 등 건조 재료는 손질, 핏물 빼기 등을 거쳐 건조기에 넣는다.

 

그냥 기다리면 될 것 같지만, 중간 중간 잘 마르는지 체크하다 보면 밤잠까지 설쳐야 한다.

 

평균 건조 시간 12시간. 오래 걸리면 18시간 걸리는 이 어려운 일을 슬기 씨는 묵묵히 해냈다.

 

"엄마가 이거 말린다고 밤잠까지 설쳤다"

 

강아지 케이크에도 만만치않은 시간과 정성을 들였다. 찐 고구마와 호박을 으깨 케이크 모양을 잡아 냉장고에 넣었다 뺀 뒤 무염치즈, 블루베리 등 간식으로 토핑하면 완성.

 

"사실 푸딩이는 작년에 데려온 유기견이에요. 저희 집에 온 게 8월 28일인데, 그때 병원에서 5개월 정도 되는 애기라고 해서 생일을 3월 28일로 정해줬어요. 집에 와서 잘 적응해준 게 고맙고 예뻐서 생일상을 꼭 차려주고 싶었어요."

 

물론 슬기 씨가 푸딩이만 편애하는 건 아니다.

 

푸딩이보다 먼저 기르던 '진도코기'(진도+웰시) '라떼'가 첫돌은 맞은 지난해 10월 18일에도 푸짐한 생일상을 차려줬다.

 

"엄마가 나도 돌상 차려줬다멍"

 

이렇게 솜씨가 좋은 슬기 씨, 평소 본인 음식도 잘 차려 먹을까.

 

"사실 요리를 잘 못해서 주로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를 먹어요. 제가 좋아서 챙겨주는 거지만 가끔은 애들이 부럽기도 해요."

 

슬기 씨는 이번 푸딩이 생일상을 차리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도 아이들 생일상은 직접 만들어 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누가 봐도 부러울 만한 생일상을 받은 푸딩이에게 슬기 씨가 바라는 게 하나 있다.

 

"푸딩아, 너에게 바라는 건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이야. 우리 앞으로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

 

푸딩이 생일 사진에 난입한 라떼

 

*덧붙이는 말-아무리 생일이라고 해도 저렇게 많은 간식을 한번에 다 먹으면 배탈난다. 슬기 씨 역시 소분해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하나씩 준다고.

송은하 기자scallion@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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