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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간 캉스독스] 기린 영양을 보며 생각난 라마르크의 용불용설

[노트펫] 미국 테네시(Tennessee)를 대표하는 양대 도시는 내슈빌(Nashville)과 멤피스(Memphis)다. 그 중에서 멤피스는 고대 이집트의 도시 멤피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다.

 

그래서 멤피스 도심에는 피라미드까지 현대식 건물로 재현되어 있다.

 

멤피스의 명소 중 하나는 동물원이다. 멤피스 동물원에서는 다른 동물원에서 보기 힘든 자이언트 팬더, 레드 팬더, 수마트라 호랑이, 백호는 물론 미국 토종 동물들인 그리즐리, 회색 늑대 등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그곳에서 필자의 관심을 가장 끈 동물은 그렇게 유명한 동물이 아닌 게레눅(Gerenuk)이라는 영양이었다. 게레눅은 기린을 닮은 긴 목과 다리로 일명 기린 영양(Giraffe Gazelle)이라고 불린다.

 

뒷다리로 서서 나뭇잎을 먹는 게레눅. 2017년 11월 멤피스동물원에서 촬영

 

 

기린 영양은 먹이를 먹는 모습이 상당히 특이하다. 주로 풀을 뜯는 다른 영양들과는 달리 기린 영양은 높은 나뭇가지에 붙은 나뭇잎을 주둥이로 훑어 먹는다.

 

기린 영양은 튼튼한 뒷발로 일어서서 목을 쭉 빼고 나뭇잎을 뜯어 먹는다. 기린 영양의 먹이 활동을 지켜보면서 고등학교 때 배웠던 프랑스 학자의 어느 진화론이 생각났다.

 

1809년 라마르크(Chevalier de Lamarck)는 용불용설(用不用說)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편다.

 

동물이 특정 기관(器官)을 다른 기관보다 많이 사용하면 해당 기관은 다른 기관에 비해 강화되고 크기도 커지게 되고, 반대로 별로 사용하지 않는 기관은 퇴화되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라마르크는 획득 형질의 유전을 주장한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린의 목이 길어지거나, 코끼리 코가 길어진 이유를 이 이론에 맞추면 쉽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은 진화론을 체계화 시킨 다윈에 의해 부정된다.

 

뒷다리로 서서 나뭇잎을 먹는 게레눅과 이를 지켜보는 다른 게레눅. 2017년 11월 멤피스동물원에서 촬영

 

물론 현대 과학에서도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특정 세대에 일어난 신체적 변화는 대(代)를 이어 유전되지 않는다는 게 현대과학의 정설이다.

 

게레눅이 사는 지역은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소말리아(Soomaaliya)다. 이곳을 중심으로 에티오피아, 케냐 등에서도 일부 서식하고 있다.

 

게레눅의 주 서식지인 소말리아는 내전이 계속되고 정정이 극도로 불안한 나라다. 우리에게 소말리아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해적들로부터 동료들의 생명을 지킨 석해균 선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게레눅은 현재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서식지의 파괴와 밀렵이 이 동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게레눅의 지속적인 보존을 위해서라도 아프리카 뿔 지역 국가들의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성장이 필요한 것 같다.

 

미주리에서 캉스독스(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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